#. 10일 오전 8시20분. 등교 시간이 다가오자 서울 동대문구 한 아파트 앞에 신답초등학교 1·2학년들이 하나둘 모였다. 아이들은 부모의 배웅을 받으며 교통안전지도사 3명을 따라 학교로 출발했다. 형광 조끼를 입은 교통안전지도사들은 각자 1~2명씩을 도맡았다. 5년차 교통안전지도사 홍경희씨(58)는 "몇 년째 하다 보니 아이들에게 어떤 것이 위험한지 알게 됐다"며 "등·하굣길 아이들 안전을 책임지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근 미성년자 유괴 범죄가 늘면서 신학기를 맞은 학부모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등하굣길 안전 대책 마련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서울시의 '교통안전지도사' 사업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10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미성년자 약취·유인 발생건수(잠정)는 340건으로 전년 대비 44% 급증했다. 최근 5년간 미성년자 약취·유인은 △2021년 193건 △2022년 222건 △2023년 260건 △2024년 236건 △2025년 340건 등으로 증가세다.
지난해 8월에는 서울 서대문구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초등학생 유괴 미수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 다른 지역에서도 초등학생 유괴 미수 사건이 잇따르며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등·하교 시간 학교 앞 교통안전을 지도하는 '녹색어머니' 활동은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이 많다. 최근 맞벌이 가구가 늘면서 학부모 봉사 참여율이 떨어져서다. 노인 일자리 사업과 연계도 했지만 예산 등 현실적 문제로 여전히 인력 부족에 시달린다.
신학기마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구인란에는 '녹색어머니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글이 올라온다. 직장에 다니는 학부모들이 2만~3만원 시급을 내면서 녹색어머니 활동을 대신할 인력을 구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다만 온라인 플랫폼 특성상 신원 확인 절차가 없어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은 서울시 내 구청이 직접 관리·교육하는 교통안전지도사 사업을 반기는 분위기다. 교통안전지도사는 통학로가 비슷한 여러 아이들을 모아 함께 등·하교를 인솔하는 사업이다. 2014년부터 시작됐다. 어린이 교통안전 관련 활동 경력이 있거나 해당 지역 학부모일 경우, 활동 지역 학교와 주거지가 가까울수록 가점이 높아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지원자를 대상으로 사전 범죄경력 조회도 거친다.
두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박모씨(40)는 첫째에 이어 둘째 아이도 교통안전지도사 동행 지원을 신청했다. 박씨는 "맞벌이 부부라서 등교를 함께 하지 못한다"며 "길지 않은 거리지만 골목길이 많아 걱정됐는데 함께 등교하는 어른이 있어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