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겐 마지막 '희망의 저울'… 더 설명하고, 더 들어야

오석진 기자, 정진솔 기자, 양윤우 기자
2026.03.12 04:00

법원, 진짜 믿지 못할 곳인가
⑤ 법조계가 할 일은 <끝>
'귀찮은 민원인' 아닌 사법서비스 이용자로 존중해야 신뢰 회복
검찰 '무거운 구형' 관행·변호사 '무죄 장담' 영업 등 개선 필요

법원이 사건 당사자들에게 결론에 이르게 된 과정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법원의 신뢰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일반인들에겐 사법시스템이 여전히 복잡하고 어렵다는 점에서다.

실제 당사자들은 소송의 승패보다도 과정을 설명받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대다수 법조인의 중론이다.

익명의 지방법원 소속 부장판사 A씨는 11일 "일반인들이 법원을 오가는 일은 무척 귀찮은 일임에도 불편을 감수하고 마지막으로 법원을 찾는 것"이라며 "경청이 재판의 정당성 장치로 기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자가 절차를 잘 모른다는 인식을 법관들이 갖춰야 한다"며 "이들은 귀찮은 민원인이 아니라 국가 사법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민"이라고 했다.

판사들은 하루에도 사건을 수십 권씩 처리하다 보니 당사자의 말을 다 들을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우수법관 중엔 경청하는 판사가 많다. 대형로펌 소속 변호사 B씨는 "변론 종결시 당사자에게 1분 정도 시간을 주며 '하고 싶은 말씀 하시라'고 말하는 재판부도 있다"며 "사법부가 정당성을 가지려면 국민들의 신뢰가 무척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법원의 신뢰하락은 법조계 전반의 신뢰하락으로도 이어지는 만큼 검사, 변호사 등 법조인들이 법원의 신뢰회복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먼저 재판에 참석하는 검사들의 태도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다. 기계적인 절차진행을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형에 대한 불만도 많다. 통상 검찰 구형량의 절반 이상의 형량이 선고되면 검찰은 입증에 성공했다고 본다. 이 때문에 다소 무거운 형을 구형하는 것이 실무적 관행이었다. 신속한 재판을 위해 증거들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검찰 출신 변호사 C씨는 "검찰이 중형을 구형하고 그 절반 정도로 선고되면서 사건 당사자들은 '제대로 선고가 안 나왔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며 "실질적으로 구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보통 검찰은 입증을 위해 자잘한 증거까지 모두 신청한다"며 "이러면 재판이 늦어지고 재판지연은 사법불신으로도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변호사업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거론됐다. 서초동의 변호사 D씨는 "수임 단계에서 '무조건 무죄'라고 의뢰인을 구워삶는 경우가 아직 많다"며 "결과가 잘 안 나와도 책임이 크지 않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일반인들이 법조계 전체를 불신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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