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오세훈 시장, 여론조사비 2000만원 빌리러 간다 했다" 주장

오석진 기자
2026.03.20 15:47

법정서 오세훈·강철원·김한정 측 변호인과 공방
법정 출석하면서도 吳-明 신경전 치열

명태균 씨가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며 입장을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법정에서 대면했다. 이날 오 시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명씨는 오 시장에게 불리한 증언을 쏟아냈다.

명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 심리로 20일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오 시장이) 김 회장에게 여론조사 비용 2000만원을 빌리러 간다고 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그 비용을 자신의 후원회장 김한정씨에게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오 시장은 이 같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그와 반대되는 증언이 명씨로부터 나온 것이다.

구체적으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이날 "오 시장이 '철강회사 김한정을 만나러 가는데, 정치자금법 때문에 여론조사 비용 2000만원을 빌리러 간다'고 전화 당시 증인에게 말한 것이 사실이냐"고 물었고 명씨는 "김한정이 아니라 김 회장이라고 했고, 그런 취지로 말했다"고 했다.

특검팀은 또 명씨에게 "오 시장이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 전화를 걸어 '회장님, 나경원을 이기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한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다. 명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명씨는 오 시장이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과 상의해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비용은 김씨가 지원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도 했다.

명씨는 이날 재판에 검정 트레이닝복을 입고 출석했다. 명씨는 방청석에 앉아 대기하다 증인석으로 들어서며 피고인석에 앉은 오 시장에게 고개를 약간 숙여 인사했다. 빨간 넥타이에 정장 차림의 오 시장도 옅은 미소를 보이며 고개를 약간 숙여 화답했다.

이들은 법원에 출석하면서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오전 9시40분쯤 출석한 명씨는 "저에게 필요한 건 진정어린 사과뿐"이라며 "재판 결과를 잘 보시라, 재미난 일들이 더 나올 것 "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1년 전부터 제 말이 틀린 것이 하나 없다"고 했다.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관련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약 5분쯤 뒤 나타난 오 시장은 "지난 기일 강혜경씨(미래한국연구소 전 부소장)의 증언에 의하면 이 사람들(강혜경·명태균·김태열)은 사기 범죄 집단"이라며 "오늘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지는 날이다. 지켜봐 달라"고 했다.

오 시장은 명씨 증언을 들으며 어이가 없다는 듯 옅은 미소를 짓기도 했다. 명씨는 증언 전부터 "귀가 잘 들리지 않아 큰 소리로 대답하겠다. 화 내는 것이 아니니 검사님과 재판장님을 비롯해 법정에 계신 분들이 오해해주지 않으셨으면 한다"고 했다.

명씨 증언 도중 오 시장 후원회장인 사업가 김씨가 본인 변호인과 상의하자, 명씨는 "판사님, 뒤에서 계속 제 욕하고 그런다"고 했고 김씨가 "귀가 잘 안 들린다면서 잘 들리는 것 같다"고 맞받아치자 오 시장은 폭소하기도 했다.

명씨와 오 시장이 만난 건 4개월여만이다. 지난해 11월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두 사람을 불러 대질신문했다.

명씨는 이날 공판에서 2020년 12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주선으로 오 시장을 만났으며, 여론조사를 대가로 아파트 제공을 약속받았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오 시장은 해당 내용이 모두 거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오 시장은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씨가 실소유한 것으로 지목된 미래한국연구소의 미공표 여론조사를 13차례 받았다는 혐의를 받는다. 오 시장 후원자로 알려진 김한정씨가 당시 미래한국연구소 실무자인 강혜경씨 계좌로 3300만원 상당을 대납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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