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방탄소년단) 컴백 공연' 당일인 21일 오전부터 광화문 광장 일대는 다국적 아미(ARMY·BTS 팬클럽)들로 가득 찼다. 본공연은 저녁 8시 시작되지만, 이곳은 '명당'을 선점하기 위해 이른 시간부터 줄을 서거나 무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외국인들로 북적였다.
공연을 보기 위해 이날 새벽 비행기로 한국에 온 팬들도 있었다. 홍콩에서 온 에밀리씨(25)와 윙씨(23)는 설레는 표정으로 광화문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두 사람은 오늘 공연을 보고 밤 비행기로 홍콩에 돌아간다고 했다. 오직 이날 공연만을 위해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멤버 뷔 모양의 캐릭터 키링을 가방에 매단 에밀리는 "힘들게 티켓을 구한 만큼 일찍 와서 분위기를 살펴보고 싶었다"며 "이렇게 큰 공간이 팬들로 채워지는 모습을 보니까 설렌다"고 말했다.
펜스를 따라 간이 의자, 돗자리를 펴고 앉아 전광판을 구경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독일에서 온 아밀리씨는 펜스 앞에 주저앉아 준비해온 식빵을 먹었다. 아밀리씨와 친구들은 공연 티켓을 구하지 못해 스탠딩 자리를 확보할 작정으로 오전 9시쯤 광화문에 도착했다고 했다.
아밀리씨는 "오늘 광화문 광장에서 모든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빵과 물, 쌀밥까지 챙겼다"며 "티켓을 가진 팬들이 모두 자리를 잡고 나면 최대한 BTS를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으로 위치를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온 마키코씨(55)와 유리씨(55) 역시 오전 8시쯤 광화문 광장에 도착했다. 마키코씨는 BTS를 상징하는 보라색 코트를 차려입었다. 두 사람은 전광판에 BTS 멤버의 영상이 뜰 때마다 그 순간을 핸드폰 영상에 담았다.
6년째 아미라고 밝힌 유리씨는 "오늘 광화문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BTS의 족적이 담긴 곳들을 찾아다닐 예정"이라고 밝혔다.
거리 곳곳에는 BTS 팬클럽을 상징하는 보라색이 묻어났다. 팬들은 보라색으로 프린팅된 광고물이 보이면 손바닥만 한 크기라도 곧바로 달려가 사진을 찍기 바빴다.
BTS 멤버들이 나오는 대형 LED 광고판(사이니지)이나 세종문화회관 계단의 'BTS' 래핑 장소는 대표적인 '포토 스팟'이다. 다만 공연 당일에는 안전 문제로 계단이 통제 구역에 포함됐다.
해당 장소에서는 30명이 넘는 팬들이 KT건물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을 찍기 위해 모여들면서 경찰의 통제가 이어졌다. 펜스 안쪽으로 들여보내 달라는 일부 팬들 탓에 소동이 일기도 했다.
광화문 인근 카페와 식당에서는 BTS의 노래를 연속해서 틀며 팬들을 맞이했다. 한 식당에서는 팬들이 BTS의 대표곡인 '버터'가 나오자 다같이 따라 부르기도 했다.
단순히 현장의 열기를 느끼기 위해 광화문을 찾아온 팬들도 있었다. 보라색 모자와 응원봉을 들고 광화문을 찾아온 10년차 아미 이정민씨(51)는 "저녁에 사람이 몰리면 위험할 것 같아서 공연은 넷플릭스를 통해 즐기려고 한다"면서도 "BTS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공연한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워 이른 시간 광화문을 찾아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