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화재 참사' 원인 규명 착수…합동감식·압수수색 동시 진행

김서현 기자
2026.03.23 17:07
23일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공장 화재 현장에서 유가족 대표를 비롯한 국과수, 소방, 경찰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74명의 사상자를 낸 대전 안전공업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관계기관 합동 감식이 23일 시작됐다. 직원들이 발화 지점으로 지목한 1층 생산시설과 다수 사망자가 발생한 복층 공간이 중점 대상이다. 이날 안전공업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되며 안전관리 실태 전반을 겨냥한 수사도 본격화됐다.

대전경찰청은 23일 오전 검찰·국립과학수사연구원·고용노동부 등 7개 기관과 함께 1차 현장 합동 감식에 나섰다. 감식단은 총 59명 규모로 꾸려졌고 공정성 확보를 위해 유가족 대표 2명도 참관한다.

감식반은 관계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불이 시작된 지점으로 추정되는 1층 가공라인 설비와 구조물을 중심으로 정밀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또 시신 9구가 발견된 2층 복층 공간에 대해서도 연기 확산 경로와 대피 가능성 등을 포함해 살펴볼 방침이다.

대전경찰정 강재석 과학수사계장은 합동 감식 전 기자들과 만나 발화지점에 대해 "여러 진술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를 포함해 합동 감식을 통해 원인을 정밀하게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경찰과 고용노동 당국은 이날 오전 안전공업 본사와 공장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전산 기록과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으며 화재가 안전관리 미흡 등 인재에 따른 것인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규명할 예정이다. 안전공업이 화재 전 소방 당국으로부터 위험물관리법 위반 통보를 받은 사실도 수사 대상에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 이후 안전공업 직원들 사이에서는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조치가 미흡하게 이뤄져 왔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안전공업 노조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오래전부터 사업장에 널린 유증기와 기름 찌꺼기를 지적해왔고 이에 대한 점검과 환기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묵살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업장에서는 1년에 한 번씩은 크고 작은 화재가 계속해서 발생할 정도로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도 안전공업 공장 현장에 절삭유가 퍼져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신을 안전공업의 전 재직자라고 밝힌 A씨는 "절삭, 랩핑 공정에서 발생한 절삭유가 증기 형태로 작업장 전체에 퍼져있었다"며 "안경 렌즈에 기름막이 낄 정도였고 작업 중 호흡기로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고 했다.

2023년 8월 생산관리 담당자로 일했다는 B씨는 "폐 질환과 폭발화재 사고 위험이 많아 목숨을 담보로 하는 생산활동"이라고 했다. 2022년 5월 경영전략·사업기획 담당자로 일한 C씨 역시 "근무환경에 악취와 오일 미스트가 가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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