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에게 금품을 받고 재판 편의를 봐줬단 의혹을 받는 김모 부장판사가 구속 갈림길에 섰다.
김진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오후 3시부터 김 부장판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 상태에서 수사가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한다.
김 부장판사는 이날 서울법원종합청사에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법정에 들어섰다. 김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다.
이날 오전 10시엔 뇌물을 공여한 혐의를 받는 정모 변호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도 진행됐다. 정 변호사는 김 부장판사와 고교 동문으로 알려졌다. 정 변호사는 이날 오후 1시20분쯤 심사를 마치고 법정을 나섰다. 정 변호사는 '금품을 준 게 맞는지' 등 질문에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김 부장판사는 전주지법에서 근무했을 당시 정 변호사로부터 현금 300만원과 아들의 돌반지, 배우자 향수 등 37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단 의혹을 받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지난 18일 김 부장판사와 정 변호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부장판사가 정 변호사의 수임 사건을 맡아 형을 감해주는 것을 대가로 금품을 받은 것으로 의심한다. 김 부장판사 배우자가 정 변호사 아들의 바이올린 개인 교습을 해주고, 정 변호사는 자신이 소유한 건물 일부 공간을 무상으로 대여해주는 등 정황에 대해서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직 부장판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건 2016년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된 김수천 전 부장판사 이후 10년 만이다. 2021년 출범한 공수처가 현직 판사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부장판사는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 20일 변호인을 통해 입장문을 배포해 "공수처가 그동안 무리하고 탈법적인 수사를 진행하다가 증거를 왜곡해 무리하게 구성한 혐의사실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영장 심사 과정에 성실히 임하면서 재판부에 필요한 사항들을 소상히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공수처는 "수는 법과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다"며 "수사 정당성을 문제 삼은 것으로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구속영장 청구는 단순한 의혹 제기가 아닌 충분한 증거에 기초한 것"이라며 "범죄 혐의 소명 및 사안의 중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했다.
김 부장판사와 정 변호사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늦게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