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는 '후' 불면 끝나는데…약물 운전 단속, 어떻게?

박진호 기자, 최문혁 기자
2026.04.01 11:47

[기획]음주운전만큼 위험한 약물운전②단속 까다로운 약물운전

[편집자주] 약물운전이 교통 안전을 위협하는 새로운 시한폭탄으로 떠올랐다. 도로 위 살인행위라 불리는 음주운전 못지않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음주운전과 달리 단속 체계·처벌 기준·인식 모두 부족한 상황이다. 2일부터 약물운전 처벌이 강화되지만, 약물 종류나 투약량 기준은 미비하다. 약물 운전 실태와 제도 공백을 점검하고 대안을 모색한다.
약물운전 단속과정/그래픽=이지혜

오는 2일부터 약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음주단속처럼 경찰의 강제 측정이 가능해진다. 다만 사고가 발생하거나 신고가 들어오지 않는 이상 적발이 쉽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경찰은 음주단속과 병행해 약물 운전 특별단속에 나설 계획이다.

1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오는 2일부터 약물 운전자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 도로교통법이 시행된다. 약물 운전자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기존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보다 처벌 기준이 강화됐다.

측정 절차도 간소화됐다. 약물 운전이 의심되는 운전자는 경찰의 측정 요구에 따라야 한다. 기존에는 운전자 동의가 필요하거나 영장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법 개정으로 현장 대응이 가능해졌다. 측정 불응죄도 신설되면서 단속 실효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법 시행에 맞춰 오는 2일부터 5월말까지 약물 운전 특별단속을 실시한다. 다만 현장에서는 적발이 쉽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음주운전과 달리 외관상 특징이 뚜렷하지 않아 혐의 포착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경정급 경찰관 A씨는 "간이시약 검사기를 통해 단속이 가능하긴 하지만 약물운전은 외부로 드러나는 특징이 적어 단속에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단속 과정에서 시민과의 마찰 가능성도 제기된다. 약물 단속은 아직 일반 시민에게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경찰관은 "약물 단속은 시민들이 아직 경계하는 반응을 보인다"며 "양해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약물운전은 '정상적인 운전이 가능한 상태인지'가 기준이기 때문에 평소 복용하는 약을 먹었더라도 운전 상태에 따라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다.

기술적 한계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입으로 바람을 부는 방식으로 '호흡 측정'이 가능한 음주 단속과 달리 약물 단속은 절차가 복잡하다. 전체 490종의 대상 약물 가운데 간이 시약으로 검출할 수 있는 건 10종에 불과하다. 양성 반응이 나오더라도 간이시약 검사 결과는 증거 능력이 없다. 또 음성일 경우에도 현장 경찰의 판단으로 소변·혈액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경찰은 신고 기반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비이상적인 운전을 하거나 사고 이후 횡설수설하는 등 언행이 이상하다는 신고가 접수되면 현장에서 신속히 혐의를 확인할 것"이라며 "음주 단속과 마찬가지로 눈빛과 말투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속 과정에서 인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