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분쟁' 스마일게이트, 패소..."미래에셋에 1000억 배상하라"

이혜수 기자
2026.04.02 13:29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사진=뉴시스

스마일게이트가 게임 개발사 스마일게이트RPG 기업공개(IPO) 의무를 지지 않아 제기된 10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남인수)는 2일 미래에셋증권이 스마일게이트홀딩스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및 매매대금 청구 소송에서 "스마일게이트는 미래에셋증권에 1000억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소송비용은 스마일게이트가 부담해야 한다.

재판부는 스마일게이트가 스마일게이트RPG의 상장 추진 의무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스마일게이트는 상장추진 의무가 소멸했다고 주장하지만 신의성실 조건에 위반된다"며 "피고의 2022년 당기순이익은 약 2981억원으로 상장추진 의무 요건을 충족했다"고 했다.

스마일게이트RPG는 2017년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해 투자금을 유치했는데 계약서에 CB 만기 직전 사업연도인 2022년 당기순이익이 120억원 이상일 경우 상장을 추진한단 의무조건을 포함했었다. 당시 라이노스자산운용은 200억원가량의 CB를 인수하며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미래에셋증권이 해당 거래를 중개하며 형식상 원고가 됐다. CB는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발행 기업의 주식으로 전환해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갈등은 2023년 11월 1차 CB 만기가 다가오면서 불거졌다. 스마일게이트 측은 당시 상장 추진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연 3.5%에 이자율을 적용한 원리금 상환을 통보했다. 이에 라이노스 측은 스마일게이트가 주식 전환 기회를 박탈해 손해가 발생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스마일게이트 측은 당기순손실이 1426억원 상당 발생해 상장 요건인 당기순이익 120억원 이상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스마일게이트 측은 스마일게이트RPG CB 전환권을 부채로 분류해 파생상품 평가손실을 5300억원 상당으로 반영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 측은 해당 손실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도입에 따라 CB 가치를 부채로 평가하면서 발생한 회계상 손실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스마일게이트 측이 의도적으로 상장을 회피했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스마일게이트의 CB 전환권은 금융당국 기준에 비춰 볼 때 자본과 부채 중 어느 쪽으로도 분류할 수 있다"면서도 "부채로 분류하면 순이익이 감소해 상장 의무 요건이 소멸하고, 자본으로 분류하면 의무가 생기는 순환논리에 빠져 계약이 유명무실해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스마일게이트 측이 당기순손실 1426억원을 회계처리한 데 대해 "중대한 자본구조가 변동되는 경우 미래에셋증권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계약 규정이 있는데 이런 회계처리 방식은 동의받지 않았다"며 "따라서 스마일게이트는 상장추진 의무와 더 나아가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재판부는 스마일게이트가 상장 추진 의무를 다하지 않아 미래에셋증권 측에 발생한 손해액을 산정했다. 재판부는 회계법인에서 산정한 기업 가치 8조800억원을 기준으로 손해액을 냈다. 기업가치 8조800억원에 원고가 구하는 지분율 6.413%를 곱해 5100억원 상당이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에 대해 "평가 방법 자체가 불완전성이 있다"며 "이 사건 이후에도 스마일게이트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흐름을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래에셋증권이 1000억원을 구하는 점은 분명하다"며 1000억원만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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