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기술이전·카카오헬스케어 AI 협업…마이크로바이옴 '침체기' 속 성과 눈길
꾸준한 R&D 인력 보강 등 기술 고도화 집중…경영 체제 개편으로 사업 성과 기대감↑

고바이오랩(5,440원 ▼510 -8.57%)이 긴 공백을 깨고 신약 후보물질 조기 기술이전과 AI(인공지능) 융합 등으로 건강기능식품 외 영역에서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의 사업화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의 침체기에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R&D)로 고도화시킨 기술이 점차 성과로 이어지고 있단 평가다. 이한승 신임 대표를 중심으로 한 경영 체제 개편도 맞물려 추가 사업 성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고바이오랩은 카카오헬스케어가 주관하는 의료 AI(인공지능) 국책과제에 올해부터 참여한다. 해당 과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추진하는 '초거대 AI 기반 보건의료 서비스 지원 사업'의 일환이다. 고바이오랩은 이 사업에서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와 AI 기술을 접목해 소아 알레르기 진단 및 예측 모델을 개발하고 고도화할 계획이다.
고바이오랩은 앞서 2023년 카카오헬스케어와 포괄적인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양사는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응용해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 등의 신사업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후 큰 진전이 없었지만, 지난해부터 실질적인 협력 논의가 시작됐고 올해부터 국책사업을 함께하게 됐다.
고바이오랩 관계자는 "신약 발굴을 위한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라 현재 구체적으로 추진 중인 데이터 기반의 사업화 모델은 없다"면서도 "자체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베이스 분석 기반을 구축하고 있어 필요에 따라 추후 확장 또는 공동연구개발 등 다각도의 검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바이오랩은 지난달 셀트리온(196,700원 ▼9,300 -4.51%)과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후보물질 'KC84', 'KBL382', 'KBL385'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도 거뒀다. 계약금(선급금)은 10억원, 총 계약 규모는 2052억원이다. 자회사 위바이옴과 맺은 기술이전을 제외하면 약 4년5개월만의 신규 기술이전 계약이다. 계약금 규모가 크진 않지만 공동연구에서 도출된 결과물을 기술이전으로 연결시켰다는 데 의미가 있다.
셀트리온은 해당 후보물질에 대해 임상 초기부터 효능 검증에 집중해 빠르게 개념입증(PoC)를 확보할 계획이다. PoC 입증은 살아 있는 미생물을 활용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에서 가장 높은 허들 중 하나로 꼽힌다. 임상 개발 역량이 높은 셀트리온이 PoC를 확보할 경우 전반적인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에 다시 탄력이 붙을 수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국내에서 2020년대 초반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치료제의 상업화 성과와 국내외 개발사들의 임상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시장의 관심사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지놈앤컴퍼니(7,290원 ▼590 -7.49%) 등 일부 기업은 기술의 활용 영역을 화장품 등으로 좁히고, 신약 개발 분야를 항체 등 다른 모달리티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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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앞세워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 중 현재까지 신약개발을 지속하고 있는 곳은 고바이오랩, CJ 바이오사이언스(7,890원 ▼390 -4.71%)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고바이오랩은 연구인력을 2020년 상장 시 32명에서 지난해 48명까지 꾸준히 늘려왔다. 반면 CJ 바이오사이언스는 2024년 74명에서 지난해 57명으로 연구인력을 줄였다.
다만 고바이오랩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감소세다. 이는 건강기능식품을 중심으로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2023년 이후로는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임상이 이뤄지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고바이오랩은 2023년 7월 궤양성 대장염 신약 'KBL697'의 미국 및 국내 임상 2a상을 자진 취하한 바 있다. 고바이오랩은 현재 조기 기술이전 사업모델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고바이오랩 관계자는 "기본적인 사업화 전략은 전임상 또는 초기임상 단계에서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확보해 공동연구 및 기술이전을 통한 조기사업화 모델"이라며 "앞으로도 우수한 연구개발역량을 바탕으로 가치 있는 파이프라인을 추가로 발굴, 구축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신속한 조기사업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대표이사 변경, 이사회 개편 등으로 경영 체제에 변화가 생긴 만큼 사업 성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다. 고바이오랩은 지난달 26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한승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고광표 창업자는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최고비전책임자(CVO)를 맡는다. 고바이오랩은 R&D와 사업화를 효율적이고 균형적으로 운영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성과 창출의 가속화를 이루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