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출퇴근시간이 150분으로"…차량 5부제 지방 교사들 '발동동'

김서현 기자
2026.04.02 16:34
차량 5부제 제외차량 조건/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30분이었던 출퇴근 시간이 2시간30분으로 늘었어요."

경남 사천에서 삼천포로 출퇴근하는 초등교사 A씨는 "시내버스와 택시, 시외버스까지 여러 대중교통을 갈아타야 학교까지 갈 수 있다"며 최근 공공기관 차량 5부제 시행 이후 출퇴근 부담이 늘었다고 토로했다.

공공기관 차량 5부제 시행으로 교사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학생 등교 시간에 맞춰야 하는 업무 특성상 출퇴근 시간 조정도 어려운 만큼 업무 환경을 고려한 유연한 정책 시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수급 대응으로 지난달 25일부터 공공기관 차량 5부제를 시행 중이다. 이달 8일부터는 관련 규제를 공공기관 차량 2부제(홀짝제)와 공영주차장 5부제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어서 혼란이 심화될 전망이다.

교사의 경우 학교와 자택이 거리가 멀어 규제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생을 직접 지도해야 하는 직군 특성상 유연근무 적용이 어려워 현실적인 대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만큼의 교통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지방 상황은 더 심각하다. 울산 울주군에서 출퇴근하는 초등교사 박모씨(30)는 "자차로는 학교까지 25분 거리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2배 이상 시간이 걸린다"며 "학교가 읍 지역 산자락에 있어 대중교통 이용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교육청 지원 통근버스가 운영되지만 실효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인천 영종도로 출근하는 초등교사 B씨는 "대중교통으로 학교까지는 2시간 가까이 걸리지만 교육청 지원 통근버스가 있다는 이유로 교통 열악 지역에서 제외됐다"며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예외 기준"이라고 지적했다.

학교를 옮겨 다니며 강의하는 방과 후 교사들의 불편도 크다. 수업 특성상 교구 재료 등이 많아 더 큰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방과 후 교사는 외부 강사를 초빙하는 구조인 만큼 규제 대상이 아니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강사들에게도 5부제 준수를 요구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과후 강사 카페 '방세아'에는 지난달 29일 "수업 나가는 학교가 외곽에 있어 인근에 주차하고 30분을 걸어야 한다"며 "학교에서 집중 단속을 하겠다고 하는데 외부 강사들을 오히려 더 엄하게 잡는 느낌"이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정부는 △장애인 차량 △임산부 및 유아 동승 차량 △대중교통 접근성 열악 지역 △전기차·수소차 등을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장거리 지역의 경우 통상 30㎞ 거리 제한을 적용한다.

다만 장거리 기준이 학교장 재량 등에 따라 달라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또 30㎞라는 거리 제한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도 실제 통근 시간이나 교통 여건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계는 학교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강서구에서 김포로 출퇴근하는 초등교사 정모씨는 "학교까지 거리는 24㎞지만 대중교통을 타면 2시간이 넘게 걸린다"며 "아이들을 직접 마주하는 직무 특성상 일반 행정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이어 "현장 상황을 반영한 유연한 정책 기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 승용차 5부제(요일제) 안내문이 붙어있다. 오는 8일 공공기관 승용차 부제가 2부제(홀짝제)로 강화되고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공영주차장에 5부제가 시행된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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