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정치인 겨눈 여성혐오·디지털 성폭력]①이언주 민주당 의원 향한 인격 살인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7.06.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7/2026071314240960984_1.jpg)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딥페이크 성적 합성물 피해 사실을 확인한 지난 3일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지난 11일 퇴원했다. 이 의원은 악의적인 디지털 성폭력에 맞서 합성 음란물 제작자와 유포자를 대상으로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에 나섰다. 민주당도 중앙당 차원에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일벌백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의원은 심각한 정신적 충격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국민의 공복인 정치인에게 비판은 숙명이다. 정치적 상황에 따라 금도를 넘는 비난도 받을 수 있다. 정치인을 향한 노골적인 풍자도 드문 일이 아니다. 이 의원도 마찬가지다. 누구보다 개성이 강한 정치인으로 정치적 공방과 논쟁의 중심에 숱하게 섰다. 그러나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한 중진 의원은 "저열한 성범죄의 어느 곳에 비판이 있고, 풍자가 있느냐"고 했다.
합리적인 논쟁이 서야 할 자리에 여성 정치인을 향한 인격 살인인 디지털 성폭력 범죄가 똬리를 틀었다. 여성 정치인을 성적 도구화해 이미지를 합성하고 유포하는 테러를 가했다. 특기할 만한 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가해자)가 이 의원과 같은 당 소속 당원이라는 점이다. 8.17 민주당 전당대회의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고조되고 있는 계파 갈등이 여성 정치인에 대한 성적 테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적 노선과 입장이 다르면 토론과 논쟁으로 실타래를 푸는 게 정치다. 그런데 저열한 디지털 합성물을 활용한 여성 혐오와 정치 테러가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됐다. 이 의원 측은 "이번 사건은 정치적 의견 표명이나 풍자의 영역과 전혀 무관한 악의적인 디지털 성폭력"이라며 "제작·유포자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의자를 대상으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여성 혐오와 성폭력은 중대 범죄다. 여성 정치인들은 남성 중심의 정치 문화에서 일상적 차별을 경험하는 경우가 흔하다. 한 여성 중진 의원은 "여성 정치인은 정책적·정치적 능력 외에 일상적으로 옷차림, 외모, 나이, 결혼과 출산 여부까지 입길에 오르내리는 경우가 흔하다"고 했다. 강한 이미지의 여성 정치인은 '드세다'며 폄하하고, 정치적으로 성공하면 실력보다 외모 덕분이라고 깎아내리는 경우가 적잖다.
지난 2020년 류호정 당시 정의당 의원의 분홍 원피스 사례는 이런 막무가내식 공격의 문법을 잘 보여준다. 복장의 적절성 논쟁이 선을 넘어 성적 조롱과 혐오 표현으로 이어졌다. 어두운 색 정장을 입어도 마찬가지였다. 옷차림이 왜 정치인의 자질과 의정활동의 기준이 될까.
혐오에 기반한 여성 정치인에 대한 공격은 여성의 정치 참여와 공적 발언을 위축시킨다. 성차별은 필연적으로 젠더 갈등을 야기해 사회적 비용을 높인다. 여성 혐오 가해자의 의도와 정확히 일치하는 전개다. 모든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싸잡아 비판하고, 여성 혐오로 규정해 귀를 닫아버리면 아무도 문제의 본질에 다가갈 수 없다. 누구도 성별 기준으로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