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카페에서 '화장실 이용권'을 메뉴로 등록해 화제가 된 가운데 업주가 화장실 사용료를 부과하는 행위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법조계 해석이 나왔다.
우지형 변호사(법무법인 로엘)는 지난 7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 X파일'에서 최근 키오스크 메뉴에 등록된 '화장실 이용권'에 대해 "카페 화장실은 공공시설이 아닌 사적시설이기 때문에 사적 자치의 원칙에 따라 업주가 이용료를 받는 것 자체는 합법"이라고 해석했다.
구체적으로 "카페 화장실은 일반 대중이 아닌 해당 영업소 손님을 위해 설치된 사적시설로 분류된다. 판례 역시 '사적 건물의 화장실은 공중화장실법의 적용을 받는 공중화장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며 "따라서 사전에 요금을 명확히 고지했다면 사적 자치 원칙에 따른 정당한 거래 조건으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너무 급해서 사용했다는 손님의 상황이 참작될 여지는 있느냐'는 질문엔 "생리적 현상의 급박함은 이해가 된다"면서도 "그것이 타인의 사유재산권을 침해할 법적 권리를 부여하진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화장실 이용료 책정과 관련해 "사장이 너무 과도한 요금을 요구하면 권리 남용이나 상도덕 위반의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며 "사회 통념상 보통 1000원에서 2000원을 무난한 적정선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카페 화장실 이용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해 12월 시작됐다. 한 남성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주문 없이 화장실만 이용했다가 사장에게 영업방해로 신고 당했다고 밝혔다. 남성은 소변이 너무 급해 한 카페 화장실을 이용했는데, 화장실에서 나오려는 순간 카페 사장이 출구를 막아섰다고 주장한다. 사장은 가게 규정상 외부인은 화장실 사용이 금지돼 있으니 음료를 주문해야만 나갈 수 있다고 요구했다.
이에 남성은 "너무 급해서 그랬다. 아이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다음에 이용하겠다"고 했지만 사장은 재차 커피를 사야한다고 요구했다.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사장이 손님을 영업방해죄로 신고하면서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손님은 사장이 출구를 가로막아 못 나가게 한 것에 대해 감금죄를, 음료 구매를 강요한 것에 대해 강요죄로 신고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 변호사는 해당 사건에서 감금 및 강요죄 적용 가능성에 대해 "법적으로 감금은 신체적 자유를 완전히 박탈해야 성립한다. 매장 규정을 안내하며 잠시 실랑이를 벌인 정도로는 고의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사장이 주장한 영업방해죄 역시 "단순히 화장실을 이용한 단발성 행위만으로는 적용되기 어렵다"면서도 "사장의 퇴거 요구에 계속 불응하며 소란을 피웠다면 퇴거불응죄는 검토될 수 있다"고 했다.
이밖에 '1인 1메뉴', '외부음식 반입 금지' 등 꾸준히 논란이 되고 있는 카페 이용 조건에 대해선 "사적 자치 원칙에 따라 업주는 매장 이용 조건을 내걸 자유가 있고, 여러 원칙을 고수할 수 있는 권리가 폭넓게 인정된다. 이러한 내용들은 사전에 명확히 고지했다면 법적 문제는 거의 없다"고 했다.
다만 '노키즈존', '노시니어존' 등 특정 손님 자체의 출입을 거부하는 것에 대해선 "헌법상 손님을 선택할 수 있는 영업의 자유와 부당한 차별이라는 평등권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지점"이라며 "법 테두리 안에서도 권리와 차별 사이 논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법적 판단을 넘어 카페를 깨끗하게 사용하는 이용객의 매너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업주의 마음이 어우러지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갈등 해결의 근본적인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