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신뢰가 내 재산" 부동산도 여행도 포기한 父…장례 후 뜻밖의 고민

류원혜 기자
2026.04.10 09:56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구의원 아버지가 평생 주민들을 위해 헌신하다 갑작스럽게 숨졌다며 장남이 상속 절차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1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최근 아버지를 떠나보낸 A씨 사연이 소개됐다.

A씨 아버지는 동네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구의원이었다. 가족들은 아버지 명예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엄격히 관리해야 했다. 어머니는 아버지 체면을 고려해 댄스 교실을 그만두고 명상을 택했고, A씨는 친구들과 어울릴 때 술 대신 콜라를 마셨다.

아버지는 "부동산을 사면 선거 때 공격받는다. 주민들 신뢰가 곧 내 재산"이라며 평생 재산을 모으기보다는 남을 돕는 데 힘을 쏟았다. 가족보다 주민 민원 해결을 우선시한 탓에 다 함께 여행도 떠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아버지는 주민들을 만나러 가던 길에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장례를 마친 뒤 가족들은 또 다른 고민에 직면했다. 아버지가 남긴 재산과 채무 규모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A씨는 "예금을 확인하려고 은행에 갔더니 어머니와 형제들도 와야 한다고 했다. 돈 찾는 일조차 쉽지 않다는 걸 처음 알았다"며 "아버지가 남을 도우면서 산 만큼 재산보다 빚이 더 많은 건 아닌지 걱정된다. 상속 포기가 맞는지, 저 혼자 한정승인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조언을 구했다.

임경미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은행에서는 상속인 전원이 방문하거나 인감증명서가 첨부된 동의서를 요구한다. 하지만 이는 은행 편의에 따른 것"이라며 "입출금이 자유로운 일반 예금은 상속이 시작되면 각 상속인에게 지분대로 자동 상속된다. 다른 상속인들과 함께 가거나 모두의 동의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이 지급을 거부할 경우에는 법원에 '상속재산 예금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 된다"며 "다만 정기예금이나 청약저축처럼 해지 절차가 필요한 금융 상품은 공동 청구해야 한다"고 했다.

한정승인에 대해서는 "상속인 중 한 명이 한정승인하면 다음 순위 상속인에게 상속이 넘어가지 않는다"며 "이후에는 채권자에게 채권 신고 통지를 해야 한다. 이를 알지 못하는 채권자를 위해서는 2개월 이상 신문에 공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공고하지 않았다고 해서 한정승인이 취소되는 건 아니지만, 공고 절차를 진행하지 않아 채권자에게 손해가 발생할 경우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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