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이 성폭행, 신고해도 불송치" 19세 여성, 사흘 뒤 투신 사망

차유채 기자
2026.04.10 11:27
기사 내용과 무관한 참고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신이 일하던 주점 사장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10대 여성이 경찰의 불송치 결정 이후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유족은 수사 부실을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10일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8일 오후 2시쯤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한 주점에서 일하던 A(19)씨가 40대 사장 B씨를 준강간 혐의로 신고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두 사람은 영업 종료 후 다음 날 오전까지 회식을 했으며, 동석자들이 차례로 귀가한 뒤 주점에 단 둘이 남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조사에서 "술을 마신 뒤 기억을 잃었고, 그 사이 성행위가 이뤄졌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5%로, 운전면허 취소 기준(0.08%)을 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주점 내부 CCTV와 피고소인 및 참고인 진술 등을 종합해 A씨가 항거불능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사건 전후 두 사람이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주점을 이동한 점, 술자리에서 일부 스킨십이 있었던 점 등이 근거로 제시됐다.

B씨는 "합의된 관계였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며, 참고인 조사에서도 이를 뒷받침할 만한 진술은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2월 18일 해당 사건을 불송치로 결정했고, A씨는 통보를 받은 지 사흘 뒤인 21일 건물에서 투신해 숨졌다.

A씨는 신고 이후 사망 전까지 지인들에게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성폭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에는 "더 이상 살아갈 자신이 없다"는 내용과 함께 이의신청서도 남겨져 있었다.

경찰이 A씨의 이의신청서를 접수하며 사건은 검찰로 넘어갔다. 검찰은 지난 3월 16일 보완수사를 요구했고 경찰은 추가 조사를 진행해 7일 보완수사 결과를 검찰에 통보했으나 결론은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피해자에 대한 추가 조사 없이 사건이 종결된 점 등을 두고 수사가 충분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유족 역시 수사 과정이 미흡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진술을 반복해 진술하게 하는 것도 2차 피해가 될 수 있어 여러차례 조사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CCTV 영상 등 여러 수사 내용을 보면 피해자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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