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있는 25개 로스쿨 원장들의 모임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법학협) 이사인 신영수 경북대 로스쿨 원장은 변호사시험(변시) 합격률의 단계적 상향 필요성을 강조했다. 법학협은 응시자 대비 합격률을 매년 5%포인트씩 올려 합격률을 80% 수준까지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원장은 "연구용역에 따르면 합격률을 단계적으로 높이면 2031년쯤 80% 수준에서 안정화되고 장기적으로 연간 합격자수 역시 현재와 유사한 규모로 유지된다"며 "변호사 숫자의 증가도 단기적으로 연 150~200명 증가에 그쳐 시장 충격도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간 100~200명 변시 합격자 증원을 둘러싼 소모적 논쟁이 10년 넘게 반복되고 있다"며 "로스쿨 도입 취지에 따라 변시 합격률 80%를 목표로 한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고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다.
신 원장은 로스쿨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하면 합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도가 합격자 수 통제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구조적 왜곡이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신 원장은 "변시는 본래 일정 수준의 역량을 갖춘 이에게 자격을 부여하는 '자격시험'으로 설계됐지만 현재는 응시자의 절반을 탈락시키는 '선발시험'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50%대 초반에 고착된 변시 합격률 때문에 로스쿨 제도의 취지와 교육 기능이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생들이 3년 내내 변시 대비에 매달리며 약 1만2000개에 달하는 판례 결론을 암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기초법학이나 특성화 교육·실무 교육은 사실상 외면되고 로스쿨이 고시학원화했다"고 덧붙였다.
신 원장은 해외의 로스쿨과 비교했을 때 국내 로스쿨 교육의 개선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미국 등은 로스쿨이 실무교육과 AI(인공지능) 활용 능력까지 통합적으로 교육하는 반면 한국은 여전히 지식 암기 중심 시험에 머물러 있다"며 "실무 수행 능력과 기술 활용 역량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 원장은 현재 변호사 과잉도 아니라고 봤다. 신 원장은 "서초동 등 법원 중심 송무 시장에 국한된 시각"이라며 "국내 법률시장 규모는 2013년 약 3조8000억원에서 2024년 9조5900억원으로 성장했고 컴플라이언스 등 비송무 영역과 사내변호사, 공공 분야 수요 등도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규 변호사 공급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 등 공공·지역 분야에서는 채용 재공고가 반복될 정도로 인력이 부족하다"며 "변호사 수는 기존 시장의 수익이 아니라 국민의 사법접근권 보장 관점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 변호사 위기론도 신 원장은 "통계적 근거가 부족하다"면서 "업계의 어려움을 단순히 공급 증가로만 설명하기보다 새로운 법률 수요를 발굴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변호사 단체의 변시 합격자 감축 주장에 대해선 "연간 합격자를 1200명 이하로 제한할 경우 합격률이 30%대로 하락해 로스쿨 제도 자체가 흔들 수 있다"며 "변시는 교육 이수자의 능력을 검정하는 자격시험인 만큼 인위적 정원 통제는 부적절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