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사기' 달아난 전직 경찰, 아내와 골프 즐기다 잡혔다

채태병 기자
2026.04.21 07:08
13억원대 사기 사건 관련해 법원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달아났던 전직 경찰관이 두 달여 만에 골프장에서 검거됐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13억원대 사기 사건 관련해 법원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달아났던 전직 경찰관이 두 달여 만에 골프장에서 검거됐다. 그는 딸 친구 명의 휴대전화 등을 사용하며 도주 생활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뉴스1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윤인식)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50대 전직 경찰관 A씨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A씨는 지난해 3~5월 경찰청 차장 출신 80대 B씨에게 건설사 대표를 소개받아 총 6회에 걸쳐 현금 10억원과 시가 2억6500만원 상당의 벤츠 승용차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인 건설사 대표 C씨는 당시 수백억원 규모 횡령 사건에 휘말렸다. 그러자 A씨와 B씨가 "현직 검사와 판사, 정치인 등을 잘 알고 있다"며 허위 인맥을 내세워 이른바 '법조 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사건 담당 부서인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형사3부 부장검사 등을 통해 합의를 보도록 압력을 넣어야 한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돈을 수수했다.

이후 피해자가 A씨와 B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고, 검찰은 이들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했다. A씨는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 후 도주했다가 붙잡혔다.

검찰은 도주한 A 씨가 휴대전화 유심칩을 바꿔가며 사용할 것이라고 판단, A씨가 과거 사용했던 차명폰의 고유 식별번호(IMEI)를 파악했다. 이를 활용해 추적에 나선 검찰은 지난 3월 충북 음성군 한 골프장에서 배우자와 골프 치고 나오던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도주 기간에 휴대전화 번호를 자주 바꾸고, 딸 친구 명의로 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평소엔 휴대전화를 꺼놨다가 가족과 연락할 때만 켜서 사용하는 방법으로 수사망을 피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검거되자 "피해자와 합의하기 위해 도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의 공범 B씨는 지난 14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 전반을 자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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