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계좌 동원해 주가 2배 띄워...전 증권사 직원, 14억 부당이득

박진호 기자
2026.04.22 13:16
서울남부지방법원. /사진=최문혁 기자.

코스닥 상장사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전직 증권사 임직원과 기업인이 약 14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이정희 부장판사)는 22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 대신증권 부장 A씨와 공범 기업인 B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들이 C사 주가를 인위적으로 올리는 등 시세조종을 통해 최소 14억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지난해 B씨와 유명 인플루언서 배우자로 알려진 재력가 이모씨 등 주가조작과 세력과 함께 코스닥 상장사 시세조종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매수·매도가를 사전에 계획하고 주식을 주고받는 이른바 '통정매매' 수법을 동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증권사 고객 계좌나 차명 계좌 등을 불법적으로 활용한 정황도 포착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 측은 A씨에 대해 "피고인은 B씨의 지시에 따라 시세 조종 세력과 공모해 2024년 12월쯤부터 지난해 4월쯤까지 다수의 차명 계좌로 고가 호가 주문 등 시세 조종성 주문을 제출했다"며 "코스닥 C사 주가를 종가 1000원대 후반에서 4000원 가까이 올렸다"고 밝혔다.

B씨에 대해서는 "피고인은 A씨 등으로부터 시세 조종 상황을 지시받고 범행을 총괄하는 '총책' 역할을 수행했다"며 "주식 200만주를 처분해 기여도에 따라 공범과 수익금을 나눠가질 것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플루언서 남편으로 알려진) 이모씨로부터 현금 30억원을 A씨를 거쳐 전달받은 뒤 그중 18억원 상당은 차명 계좌에 분산 이체하고, 나머지 12억원은 부인 명의로 C사 주식을 장외 매수하는 데 사용했다"고 공소사실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문서에 대한 검토를 다 하지 못했다"며 다음 재판에서 혐의 인정 여부를 밝히겠다고 했다. 이들에 대한 다음 공판은 다음 달 13일 오후에 열린다.

검찰은 해당 주가조작 사건의 설계자로 의심되는 이씨 등에 대한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이씨는 이날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예정돼 있다. 앞서 한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씨는 주가조작 의혹에 더해 자신의 배우자 관련 사건 무마를 위해 경찰에 뇌물을 건넨 혐의가 추가 적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함께 연루된 C 경정과 D 경감은 직위해제됐고, C 경감은 같은 날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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