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외국법인 소프트웨어 대가, 사용료 소득"…에릭슨코리아, 148억 법인세 소송 패소

오석진 기자
2026.04.26 09:00
서울행정법원. /사진=뉴시스

국내 고정사업장이 없는 외국법인에 지급한 소프트웨어 대가라도 단순 상품 구입비가 아니라 기술·노하우 사용 대가라면 국내에서 과세할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현행법상 국내 고정사업장이 없는 외국법인의 사업소득은 국내에서 과세할 수 없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나진이)는 에릭슨코리아파트너스가 역삼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에릭슨코리아는 스웨덴 에릭슨그룹 계열사인 Ericsson AB(EAB)로부터 무선통신 네트워크 장비와 관련 소프트웨어를 구입해 SKT·KT·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에 판매했다. 그러나 EAB가 국내 고정사업장을 두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EAB에 지급한 대가에 대해 법인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았다.

서울지방국세청은 2016년 7월~2021년 5월까지 에릭슨코리아가 EAB에 지급한 소프트웨어 판매·유통 대가가 단순 상품 구입비가 아니라 '노하우 또는 기술 사용 대가'인 사용료 소득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에 한·스웨덴 조세조약상 사용료 소득 원천징수세율 상한인 10%를 적용해 법인세 148억4208만원을 부과했다.

에릭슨코리아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에릭슨코리아는 "해당 소프트웨어는 상품이므로 EAB에 지급한 대가는 사업소득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고정사업장이 없는 외국법인의 사업소득은 국내에서 과세할 수 없다.

법원은 과세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이 사건 소프트웨어의 도입은 상품 수입이 아니라 노하우 또는 기술의 도입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EAB에 지급한 대가는 외국법인의 국내원천 사용료 소득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법원은 소프트웨어가 단순히 복제·판매되는 범용 상품이 아니라, 에릭슨 그룹이 장기간 축적한 연구개발 성과와 통신망 운영 기술이 집약된 결과물이라고 봤다. 법원은 △고객 환경에 맞춘 기술 솔루션 제공이 이뤄진 점 △소프트웨어 사용·운영에 상당한 전문성이 필요해 공급자 측 교육과 지속적인 유지보수가 필수적인점 △비독점적·양도불가·재라이선스 불가한 사용권을 부여한 점 등을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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