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구하려 운동" 몸짱 40대 여경에 '우와'...기부 이끈 경찰관들

"사람 구하려 운동" 몸짱 40대 여경에 '우와'...기부 이끈 경찰관들

김서현 기자
2026.04.26 11:24
권혜림 인천 해양경찰서 경위가 인천해경 회의실에서 구명조끼를 착용한 채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어선안전조업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오는 7월부터 모든 어선원에 구명조끼 착용이 의무화된다. /사진=김서현 기자.
권혜림 인천 해양경찰서 경위가 인천해경 회의실에서 구명조끼를 착용한 채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어선안전조업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오는 7월부터 모든 어선원에 구명조끼 착용이 의무화된다. /사진=김서현 기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단 게 말도 못 하게 행복해요."

권혜림 인천 해양경찰서 경비구조과 경위(43)는 '몸짱 경찰 달력'에 참여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몸짱 달력'은 경찰관들이 직접 모델로 참여해 제작하는 기부 달력이다. 수익금은 아동학대 피해 아동 지원에 쓰인다. 올해는 경찰관 63명이 참여해 성금 약 3000만원을 기부했다.

보디빌딩 협회에서 주최하는 '미스터폴리스코리아 대회'를 통해 설발된 경찰관들이 참여한다. 권 경위는 2024년과 지난해 '미스터폴리스코리아 대회'에서 여자피트니스모델 2등을 차지했다.

2011년 인천구조대에서 경찰 생활을 시작한 권 경위는 학창시절 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졌던 경험을 계기로 경찰의 길을 선택했다. 적절한 응급 처치를 제때 받지 못해 반신마비 상태에 이른 아버지를 보며 "사람을 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응급구조학을 전공했다. 지금도 구조 대상자를 가족이라 생각하며 일한다. 그는 "구조자들의 '감사하다'는 말에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사람을 구하고자 하는 다짐이 '몸 관리'로 이어졌다. 2018년부터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권 경위는 2024년 해안경찰청에서 진행한 바다 사나이 선발대회에 유일한 여경으로 참가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권 경위는 "경찰 달력을 보고 '우와'하고 감탄하는 사람들의 웃음이 좋다"며 "달력을 통해 아동학대로 고통받는 아이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권혜림 인천 해양경찰서 경위가 인천해경 체력단련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사진=김서현 기자.
권혜림 인천 해양경찰서 경위가 인천해경 체력단련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사진=김서현 기자.
'자랑스러운 경찰 아빠' 되기 위한 '몸짱 달력' 참여 결정
조정훈 202경비단 경사와 자녀들의 모습./사진 제공=경찰.
조정훈 202경비단 경사와 자녀들의 모습./사진 제공=경찰.

초등학생 자녀 2명을 둔 202경비단 소속 조정훈 경사(41)는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기 위해' 경찰 달력 참여를 결정했다. 조 경사는 경찰 달력을 "아이들과의 약속"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저녁마다 아이들과 함께 복싱을 하는데 '아빠가 힘들어서 못 하겠다'는 말을 하는 모습은 상상하고 싶지 않다"며 "아이들은 철저한 자기관리를 하도록 돕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운동을 처음 시작한 계기는 현장이었다. 조 경사는 과거 파출소 근무 당시 난동을 피우던 거구의 취객을 맞닥뜨리면서 운동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대상자를 제대로 제압하지 못한 모습이 시민들에게 믿음직스럽지 못한 모습으로 비쳤을 것 같았다"며 "식단관리와 운동을 통해 당시보다 12㎏ 정도 몸무게를 불렸다"고 말했다.

대회를 준비하는 동안 예상치 못한 복병도 있었다. 조 경사는 "태닝과 포징 같은 익숙하지 않은 부분도 준비해야 했다"며 "근육을 보여주며 웃음을 짓기까지 많은 연습이 필요했다"고 회상했다.

조정훈 경사는 대회를 앞두고 제대로 된 성과를 위해 포징과 태닝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사진 제공=경찰.
조정훈 경사는 대회를 앞두고 제대로 된 성과를 위해 포징과 태닝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사진 제공=경찰.

인생 바꾼 운동 "좋은 취지에 계속 도전"
올해 경찰 달력에 수록된 강태구 충북 제천경찰서 경사의 모습./사진 제공=경찰.
올해 경찰 달력에 수록된 강태구 충북 제천경찰서 경사의 모습./사진 제공=경찰.

충북 제천경찰서 경무과 강태구 경사(31)는 운동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중학생 시절 이른바 '일진'과 대치하는 친구를 말리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운동이 성격과 진로를 통째로 바꿨다.

강 경사는 "운동을 시작한 뒤로 성격이 더 외향적이고 적극적으로 변했다"며 "자연스럽게 클라이밍이나 킥봉싱 등 다양한 운동에도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사격이나 물리력 대응 훈련에서도 운동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강 경사는 2025년도 '몸짱 달력'에 도전했다가 탈락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두번의 실패는 없다'는 마음으로 고강도 운동과 식단 조절로 재도전에 성공했다. 강 경사는 "몸짱 달력은 이미 이룬 목표이자 앞으로도 도전하고 싶은 목표"라며 "좋은 취지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인 만큼 계속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태구 경사가 운동을 마친 후 복근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사진 제공=경찰.
강태구 경사가 운동을 마친 후 복근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사진 제공=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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