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NH투자증권, '옵티머스 펀드' 전문투자자에게 배상

이혜수 기자, 정진솔 기자
2026.05.10 08:58

오뚜기 75억원 이어 SM백셀에 8억원 지급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사옥 모습/사진=뉴시스

1조원대 '옵티머스 자산운용 사기 사건'과 관련해 손해를 입은 전문투자자들이 NH투자증권을 상대로 한 민사소송에서 또 승소했다. 대법원이 옵티머스 펀드를 판매한 NH투자증권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판단을 이어갔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3부(대법관 이숙연)는 SM백셀(옛 지코)이 NH투자증권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에서 'NH투자증권이 8억원의 금액을 지급하라'고 지난달 판결했다.

NH투자증권의 권유로 20억원을 투자한 SM백셀은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서 투자 금액을 일부 돌려받게 됐다. SM백셀은 2019년 7월17일쯤 본사에 찾아온 NH투자증권 소속 직원의 권유에 따라 투자를 결정했다.

당시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가 낮은 위험의 투자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SM백셀 등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의 95% 이상 비중은 정부 산하기관 및 공공기관이 발주한 확정매출채권으로 운용한다'는 조항에 따라 상품의 안정성을 믿고 펀드에 가입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2020년 4월부터 해당 펀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투자금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아닌 비상장기업의 사모사채를 발행한 회사를 거쳐 개인의 주식·파생상품 등 위험자산 투자에 사용됐다.

대법원은 "투자제안서에는 그 자체로 기본적인 수익구조나 투자 대상·이익 실현 가능성에 상당한 의심이 드는 내용이 포함됐고, NH투자증권은 이를 알 수 있던 것으로 보인다"며 "NH투자증권은 이런 의문점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원고를 비롯한 투자자들에게 펀드 투자를 권유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합리적인 투자 판단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펀드의 운용 방법이나 투자계획 및 그로 인한 수익과 위험을 정확하고 균형 있게 이해하지 못한 채로 수익증권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투자금을 지급하게 했다"고 했다.

다만 그간 SM백셀이 회수한 투자금액과 기타 사정을 고려해 반환 금액은 8억원으로 제한했다. SM백셀이 20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하면서도 NH투자증권만 신뢰해 투자의 위험성 등에 대한 검토를 충분히 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

전문투자자에게 1000억원어치 판 NH투자증권, 손해 늘어나나
2020년 7월15일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 앞에서 옵티머스 사모펀드 피해자들이 투자원금 회수를 호소하며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해당 펀드에 가입해 피해를 본 전문투자자들엔 SM백셀 외에도 오뚜기, JYP엔터테인먼트, BGF리테일 등 코스피 상장사도 포함됐다. 앞서 오뚜기도 NH투자증권을 상대 150억원대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해 최종 승소했다. 2심은 NH투자증권이 75억4938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고, 2024년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됐다.

오뚜기에 이어 SM백셀이 승소함에 따라 NH투자증권은 전문투자자 손실도 일부 배상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 80% 이상인 4327억원을 판매한 최다 판매사다. 이중 전문투자자 투자금액은 1000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자산운용과 위탁 판매 계약을 맺고 판매보수를 대가로 옵티머스 펀드를 판매했다. 앞서 NH투자증권은 금융감독원 권고에 따라 일반투자자 831명에게 먼저 원금을 돌려줬다. SM백셀을 비롯한 전문투자자들은 개별 소송을 통해 투자금액을 배상받고 있다.

NH투자증권은 관련 사건에서 "판매사로서 전문투자자와 펀드에 대한 주선 또는 중개를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실질적으로 직접 계약상 권리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자본시장법상 운용사는 반드시 판매사와 위탁판매 계약을 맺어야 한다"며 "투자자 보호 관점과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상품의 거래라는 측면에서, 판매사와 투자자 사이엔 수익증권의 판매행위를 통해 양자 간 계약이 성립됐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옵티머스 사태란 옵티머스자산운용이 2017~2020년까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투자자를 속이고 실제로는 부실 채권 인수나 펀드 돌려막기 등에 써 1조원대 피해를 가져온 사기 사건이다. 김재현 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는 사기 혐의로 징역 40년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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