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화장품 다단계 수익, 사업소득 아닌 이자소득… 종소세 부과 정당"

법원 "화장품 다단계 수익, 사업소득 아닌 이자소득… 종소세 부과 정당"

오석진 기자
2026.05.10 09:40
서울행정법원. /사진=뉴시스
서울행정법원. /사진=뉴시스

화장품 공동구매 다단계 업체에 돈을 맡기고 받은 수익금은 사업소득이 아니라 이자소득에 해당해 종합소득세 부과 대상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영민)는 장모씨·최모씨·이모씨가 각각 강서·반포·성북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장씨 등은 한 화장품 판매업체에 투자금 명목의 돈을 건네고 수익금 명목의 돈을 받은 투자자들이다. 세무당국은 이들이 받은 수익금을 '비영업대금의 이익'으로 봐 이자소득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종합소득세를 부과했다. 각 부과액은 이씨에게 2018~2020년 귀속분 합계 약 4000만원, 최씨에게 2019~2020년 귀속분 합계 약 2400만원, 장씨에게 2020년 귀속분 약 900만원이었다.

장씨 등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들은 "업체와 화장품을 공동구매한 뒤 판매를 위탁해 수익금을 받은 것이므로 사업소득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사업소득으로 인정되면 경우에 따라 필요경비나 사업 구조를 반영해 세금 부담을 줄일 여지가 있다. 다만 이자소득은 받은 이자 자체가 수익금으로 잡힌다.

또 이들은 "다단계 방식의 유사수신행위에서 투자자가 받은 돈은 사업소득으로 과세되므로 이번 처분은 행정의 자기구속 원칙에 반한다"고도 했다. 행정의 자기구속 원칙은 행정청이 반복적으로 적용해 온 기준이나 관행이 있다면, 특별한 사정 없이 특정 사건에서만 다르게 처리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그러나 법원은 과세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들은 화장품 위탁판매업에 수반되는 위험을 부당하지 않은 채 단순히 약정된 금액만 수령했을 뿐 실질에 있어 단순한 자금 제공자에 불과하다"며 "설령 위탁매매 위탁자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독립된 사업을 영위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판매를 위탁한 업체는 실제 화장품을 거래하지 않고 유사수신행위를 했을 뿐"이라며 "해당 업체의 실제 운영방식과 무관하게 원금과 일정한 비율에 따른 수익금을 지급받기로 했으므로 실질적으로 화장품 위탁판매업을 영위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자기구속 원칙에 반한다는 주장에도 재판부는 '사업소득 과세 관행' 자체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다단계 유사수신 사건에서 투자수익을 사업소득으로 처리하는 관행이 국세행정상 일반적으로 확립돼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부족하다는 취지다.

또 이들이 실제로 그런 관행이 있다고 믿었더라도, 거래 구조상 이들은 화장품 판매사업을 한 것이 아니라 원금과 약정 수익을 받기로 한 자금 제공자에 가깝기 때문에 그 믿음을 법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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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진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오석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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