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20대 남성이 반사회적 인격장애, 이른바 '사이코패스'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뉴시스에 따르면 광주 광산경찰서는 이날 살인,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20대 남성 장모씨를 상대로 실시한 사이코패스 진단 평가(PCL-R) 결과 사이코패스 분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는 냉담함, 충동성, 죄책감, 공감 부족, 무책임성 등 사이코패스의 성격적 특성을 20개 항목으로 평가해 점수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총점은 40점 만점으로 국내에서는 보통 25점 이상을 사이코패스 범주로 본다. 경찰은 정확한 점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에 따르면 장씨는 25점 미만을 기록한 셈이다.
장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검사는 장씨가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에 주목해 실시됐다.
장씨는 지난 5일 오전 0시 10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적한 보행로에서 고등학교 2학년 A양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A양의 비명을 듣고 도우러 온 또래 B군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서 장씨는 "사는 게 재미가 없어 자살하려고 했다. 죽을 때 누구라도 데려가려 했다"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다.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며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도 "여학생인 걸 알고 (범행을) 한 건 아니다. 계획범죄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경찰은 장씨가 범행에 앞서 휴대전화를 꺼둔 점, 범행에 사용할 흉기 2점을 미리 구입해 소지한 채 범행 이틀 전부터 이를 들고 거리를 배회했던 점, 범행 후 무인세탁소에 들러 혈흔이 묻은 자기 옷을 세탁한 점 등 사건 경위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계획 범행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범행 하루 전 장씨의 과거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베트남 국적 여성이 접수한 스토킹 관련 고소장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이번 범행과의 연관성 여부를 확인 중이다.
한편 경찰은 지난 8일 장씨에 대한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공개'를 의결했다. 다만 장씨가 신상공개에 대해 동의하지 않아 유예기간을 거친 후 오는 14일 장씨의 이름과 나이, 머그샷(mug shot·범죄자 인상착의 기록사진) 등이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