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같은 사람들한테는 큰돈이죠."
'고유가 피해지원금' 2차 지급이 시작된 18일. 서울 강동구 성내1동 주민센터에서 만난 70대 이원길씨는 지원금이 생활에 보탬이 될 것으로 봤다. 이씨는 최근 과일·채소 등 생활 물가 상승을 체감한다고 했다. 그는 "현재 소득이 없다 보니 주택 보유세를 내는 것만 해도 부담"이라며 "아내와 함께 받은 지원금은 생필품을 사는 데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강동구 일대 주민센터에는 운영 시간 전부터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천호3동 주민센터의 경우 오전 9시 전부터 20명 넘는 주민들이 대기했다. 온라인 신청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 대부분이었다. 어린 손주나 거동이 불편한 부모를 대신해 방문한 시민들도 있었다.
시민들은 대체로 "지원금을 생활비에 보태겠다"고 했다. 다만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비교하면 금액이 많지 않아 체감 효과가 크지 않다는 반응도 나왔다. 70대 남성 A씨는 "차를 자주 몰진 않지만 중동 전쟁 이후 주유비가 이전보다 10만원 이상 더 나간다"며 "지난해보다 지원 규모가 적어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느낌은 덜하다"고 말했다.
2차 신청 첫날인 만큼 혼선도 있었다. 일부 시민은 신청 가능 날짜를 착각하거나, 1차 지원금을 받았음에도 추가 지급을 기대하고 센터를 찾았다가 발걸음을 돌렸다. 자격 요건에 맞지 않아 돌아가던 한 여성은 센터 관계자에게 "세금을 많이 내는데 왜 더 못 받느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천호동 주민 김지연씨는 "1차 때 지원금을 받아 이번에도 받을 수 있는 줄 알고 왔다"라며 "현재 몸이 불편해 일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지원이 확대되면 훨씬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소상공인들은 소비 진작을 기대했다. 이날 서울 용산구 인근 상점가에는 '고유가 지원금 사용 가능' 등의 문구가 붙어있었다. 정부는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사용 지역을 주소지 관할 지방자치단체로 제한했다. 연 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과 소상공인 매장에서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고, 주유소에서는 매출 규모와 관계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신용산역 부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중동 전쟁 이후로 손님이 줄고 매출도 반토막 났다"며 "2차 지급은 대상자가 더 넓어진 만큼 소비자들이 더 찾아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트 안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C씨는 "세탁 재료비가 체감상 40%는 상승한 것 같다"며 "지난해는 지원금 사용처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올해는 포함돼 매출이 최대 30% 정도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큰 변화를 기대하진 않는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60대 카페 사장 D씨는 "예전 지원금 때도 매출 변화는 크지 않았다"며 "지원금을 쓰려고 일부러 카페를 찾는 손님은 많지 않다"고 했다. 안경점 운영자 E씨는 "기대감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지난해보다 큰 효과를 거두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고유가 피해지원금 2차 신청 가능 기간은 이날부터 오는 7월3일까지다. 신청 대상은 소득 하위 70%로 3600만여명이다. 거주 지역별로 △수도권 10만원 △비수도권 15만원 △인구감소지역 중 우대지원지역 20만원 △특별지원지역 25만원까지 지급받을 수 있다. 1차 신청일 당시 지원금을 받지 못했던 대상자도 이 기간 신청할 수 있다.
정부는 시스템 과부하와 혼잡을 막기 위해 지급 첫 주에만 출생연도 끝자리 기준 요일제를 적용한다. 월요일은 출생연도 끝자리가 1·6, 화요일은 2·7, 수요일은 3·8, 목요일은 4·9, 금요일은 5·0인 대상자만 신청할 수 있다. 온라인 신청은 24시간 가능하다. 오프라인 신청은 주민센터와 은행 영업점 등에서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