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동부시간으로 지난 11일 밤 10시14분. 다음날 새벽 1시12분까지 한 사람의 SNS(소셜미디어) 계정에 게시물 55건이 잇따라 올라왔다. 약 3시간동안 평균 3.2분당 1개꼴로 글을 올린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자신이 엑스(옛 트위터)에서 퇴출됐던 시기 직접 설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다.
여러 도전을 받고 있지만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강대국이다. 그런 나라의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활발히 쓰고 댓글, 리트윗(인용)도 적극적이다. 깊은 밤 약 2시간 동안 160개 게시물을 연이어 올린 적도 있다. 그는 1946년생, 한국 나이로 만 80세다. 그는 게시물을 직접 올리거나, 보좌관 나탈리 하프가 작성을 도와 트루스소셜을 관리하는 걸로 알려졌다. 100% 직접 쓰지 않는다 해도 대단한 열정과 집중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즐겨 사용한다는 자체를 문제삼을 순 없다. 중요한 건 그 내용과 스타일이다. 특정인을 정제되지 않은 언어와 우스꽝스러운 이미지로 저격하기 일쑤다. 최근 그는 버락 오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자신과 대립각을 세운 민주당 리더들이 오물에 빠진 모습의 AI(인공지능) 이미지를 올렸다. 여기에 "멍청한 민주당원들은 오물을 좋아한다"고 썼다.
특히 늦은 밤에 올리는 글일수록 이런 경향이 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심야시간대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음모론을 퍼트리거나 정적, 반대파에 대한 위협과 조롱이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지지층은 열광적인 환호를, 반대측은 맹렬한 비난을 동시에 쏟아낸다. 명연설로 주목받은 오바마 전 대통령, 메시지를 절제했던 바이든 전 대통령과 비교하면 미국인들은 수년 만에 너무도 달라진 대통령의 말과 글을 보고있다.
지구 반대편 한국의 뉴스룸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글을 소홀히 할 수 없다. 외교안보 이슈나 전쟁처럼 민감한 주제가 정부발표 전 그의 소셜미디어에 먼저 드러난다. 트럼프시대에 세계질서가 바뀌고 있다지만 소셜미디어를 통한 리더십과 소통의 질서는 진작 '뉴노멀'로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폭풍트윗'을 흥밋거리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