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투병 아내 살해한 남편·아들 실형 확정…"아내 요구" 주장 배척

양윤우 기자
2026.05.20 11:56
서울시 서초구 대법원 내 국기게양대에 태극기와 법원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80대 아내를 살해한 뒤 한강에 뛰어든 남편과 50대 아들이 실형을 확정받았다. 이들은 10년여간 투병 생활을 한 아내의 요구에 따른 범행이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은 20일 살인·존속살해·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남편 A씨와 아들 B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A씨에게 징역 3년, B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3월 경기 고양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80대의 아내이자 모친인 C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C씨를 10년 동안 간병했던 이들은 C씨가 뇌출혈과 고관절 골절 등으로 인지능력이 저하되는 등 건강이 점차 악화하고 거동까지 불편해지자 부양에 어려움을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와 B씨가 피해자의 요양원 입소와 생활비 지원 문제 등으로 불안감을 느끼던 중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공모했다고 봤다. 이들은 피해자에게 B씨가 처방받은 수면제 2알을 먹인 뒤 목을 조르는 방식으로 피해자를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3년, B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이들이 사전에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공모했고 피해자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B씨가 목을 졸랐다고 판단했다. 또 피해자가 사망하지 않자 B씨가 A씨에게 끈을 가져다 달라고 했고 A씨가 가져다준 멀티탭 전선줄로 피해자의 목을 졸라 살해한 사실을 인정했다.

2심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 과정에서는 피해자의 진지한 살해 촉탁이나 승낙이 있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됐다. 피고인들은 피해자의 의사에 따른 범행이라는 취지로 다퉜다. 그러나 2심은 피해자가 자유로운 상태에서 진지한 결단으로 살해를 부탁하거나 승낙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2심은 피고인들의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심은 두 사람이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을 상실했거나 미약한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대법원은 원심의 유죄 판단이 논리와 경험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살인죄·존속살해죄 성립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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