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프로젝트" 집 찾아와 증권사 사원증 쓱...3.8억 뜯어간 수법

박진호 기자
2026.05.21 12:00
수거책 피의자들 범행 모습. /영상=서울경찰청 제공.

기관 사칭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아 범행에 가담한 수거책 10명이 검거됐다. 이들은 피해자 집에 찾아가 위조된 증권사 사원증을 보여주며 현금을 받아가거나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다며 '자산보호' 명목으로 골드바를 구매하게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해외 리딩방 사기 조직 수거책과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 수거책 등 총 10명을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리딩방 조직의 지시를 받은 수거책 7명은 증권사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 5명으로부터 3억8520만원을 건네받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조직은 실존하는 유명 주식 전문가들의 유튜브 방송을 도용했다.

투자자를 모집한 후에는 주식 투자 리딩방으로 초대하고 '수익률 500% 보장' 등의 문구로 유인했다. 특히 '비밀 프로젝트라서 계좌로 이체하면 금융감독원의 모니터링에 걸려 거래가 불가능하다'고 속였던 것으로도 드러났다.

범행 과정은 치밀했다. 현금 1차 수거책 3명은 피해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주거지 부근에서 접선했다. 실제 증권사 직원처럼 보이기 위해 정장 차림으로 미리 위조한 직원 신분증을 제시했다. 투자금을 받은 뒤에는 허위 '출자 증서'를 작성해 나눠주고, 허위로 개설한 투자 앱을 보여주며 입금된 화면을 보여줬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에는 2·3차 수거책을 거쳤다. 인근에서 대기하던 2차 수거책 3명은 피해금을 챙겨 강남권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상품권 업자인 3차 수거책 A씨에게 전달했다. 3차 수거책은 이를 다시 상품권으로 교환한 후 피싱 조직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가 골드바 구매 후 피싱조직에 보낸 인증 사진. 경찰 관계자는 "국가기관이나 금융·증권사 등 어떤 경우도 직접 현금이나 골드바를 받아가는 경우는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서울경찰청 제공.

경찰은 또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 수거책 3명도 함께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범죄에 연루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며 검찰을 사칭하고 피해자 3명에게서 시가 11억8000만원 상당의 골드바 6개를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보이스피싱 조직은 미리 피해자들에게 자산 규모를 캐물은 뒤 이를 보호해 주겠다며 확인된 자산 규모만큼 골드바를 구매하게 했다. 이후 1차 수거책은 서울 종로구 금은방 밀집 지역에서 접선했고 수거된 골드바는 동대문구 등 주변 지역에서 대기하던 2차 수거책에 전달됐다. 종로 금은방 업자인 3차 수거책은 이를 되팔아 가상자산인 테더(USDT)로 세탁했다.

경찰은 금은방 업자를 중간에 끼고 골드바를 이용해 세탁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특히 피싱 범죄에 대한 최신 정보가 부족한 50~60대 이상의 고령자가 주된 범행 대상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상선 조직에 대한 확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텔레그램 등에서 단순 '고액알바'로 소개되는 경우 실제로는 사기 피해금을 수거하는 범죄행위가 대부분이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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