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복제' BTS 정국도 노린 해킹조직원 32명 검거…총책 송치

박상혁 기자
2026.05.21 12:01

알뜰폰 유심 복제·부정 개통 등으로 총 484억원 탈취
총책 2명 내일 송치

그룹 방탄소년단(BTS) 정국을 비롯해 국내 재력가들의 자산 380억여 원을 탈취한 혐의를 받는 중국 국적 해킹조직 총책 A(34)씨가 지난해 8월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경찰이 그룹 BTS(방탄소년단) 멤버 정국과 대기업 회장 등 국내 재력가들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자산을 탈취한 중국 해킹조직원 총책 등 32명을 검거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유심(USIM) 복제와 부정 개통 등으로 가상자산·금융자산을 탈취한 중국 국적 총책 A·B 등 해킹조직원 32명을 특정경제범죄법상 컴퓨터등사용사기,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검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가운데 10명은 구속했다. 검거하지 못한 해외 조직원 9명은 적색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A·B씨 등은 지난 2022년 5월부터 약 1년간 피해자 13명의 유심 정보를 빈 유심칩에 복제해 '쌍둥이 유심'을 만든 뒤 OTP 인증 번호를 가로채는 수법으로 피해자 4명에게 89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탈취했다.

비대면 개통이 가능한 알뜰폰의 허점을 악용해 금전적 이득도 챙겼다. 이들은 2023년 7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92명 명의로 유심을 무단 개통한 뒤, 개통한 휴대전화로 본인 인증을 거쳐 피해자 24명의 계좌에서 약 395억원 상당의 금융자산을 탈취했다.

이들은 범행 대상으로 해외 체류 중인 재력가와 수감 중이거나 입대 등 이유로 범죄 피해에 즉각 대응하기 어려운 사람을 골랐다. 실제 금전 피해를 본 피해자들은 기업 회장·대표·사장·임원 10명, 연예인·인플루언서 3명, 가상자산 투자자 3명, 기타 5명 등이었다. 인당 최대 피해액은 214억원이다.

이들은 해당 수법으로 3년간 21명으로부터 총 484억을 가로챘다.

금융기관의 사전 차단 조치로 미수에 그친 범행도 있다. BTS 멤버 정국도 약 84억원 상당의 주식을 탈취당할 뻔 했지만 금융기관의 이상거래 탐지와 소속사 지급정지로 실제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최고 214억원 탈취…유심 복제·부정 개통 조직 총책 2명 내일 송치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청사에서 요규식 사이버범죄수사2대장이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박상혁 기자.

앞서 경찰은 2022년 6월 '유심 복제', 2023년 9월 '유심 부정 개통' 사건 신고로 수사에 나서 지난해까지 국내 관리책과 행동책, 자금 세탁책 등 조직원 30명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경찰은 첨단 사이버 추적기법으로 유심 부정 개통 조직 총책 B씨를 특정했다. 이후 그의 태국 입국 첩보를 토대로 현지 경찰과 방콕에서 붙잡았다.

현장에 있던 A씨는 유심 부정 개통 조직의 공동 총책이자 B씨의 대학 선배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그가 유심 복제 조직의 총책이란 사실도 확인해 긴급 인도 구속 절차로 신병을 확보했다.

경찰은 지난해 8월 B씨를 구속 송치했고, 유심 복제 총책 혐의를 추가해 오는 22일 송치할 방침이다. A씨도 같은날 송치한다.

유례 찾기 어려운 신종 범죄…경찰 "해외 연계 조직 여부 수사할 것"

경찰은 피해금 중 128억원은 지급 정지했다. 85억원은 피해자 요청과 금융기관의 이상 거래 탐지 등을 통해 반환했다. 재발 방지를 위해 통신사와 비정상 인증 차단 시스템 구축을 유도했고, 공공·민간 사이트 해킹 원인과 보안 취약점 24건도 개선했다.

인터폴의 범죄 수법 정보 공유체계인 '보라색 수배서(Purple Notice)'를 통해 신종 유심 복제 범죄 수법과 범행 도구, 예방 정보를 전 세계 수사기관과 공유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신종 범죄"라며 "인터폴과 협업해 추가 공범과 해외 연계 조직 여부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또 "총책 송치 이후에도 검찰과 협력해 공소제기와 유지에 필요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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