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인, 경찰서 안 와도 된다…'원격화상조사' 현장서는 실효성 의문

최문혁 기자
2026.06.01 15:06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청사./사진=뉴시스.

경찰이 원격화상조사를 시범운영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참고인 등 사건 관계인의 출석 부담을 줄이고 진술 확보를 돕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미 전화 조사가 일반화된 데다 보안 문제로 개인용컴퓨터(PC)를 별도로 신청해야 해 부담이 크다는 이유 때문이다.

1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 4월6일부터 오는 5일까지 두 달간 예정됐던 원격화상조사 시범운영 기간을 연장할 방침이다. 보안 기술 문제 등으로 원격화상조사를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은 경찰서가 많아 폭넓은 이용 사례를 취합하기 위한 조치다. 구체적인 연장 기간은 검토 중이다.

원격화상조사는 피의자를 제외한 사건 관계인이 경찰서에 직접 오지 않고도 휴대전화나 컴퓨터 등을 통해 조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신분 노출 우려가 있거나 해외·원거리 거주 등으로 경찰서 출석이 어려운 경우에도 조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도입됐다.

화상조사는 출석 일정 조율 문제를 해결해 수사 지연을 막고, 보복 우려 등으로 수사에 비협조적인 사람들의 안전을 보장하면서 진술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프랑스는 2001년 형사소송법에 관련 규정을 마련했고, 미국·독일·영국 등도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을 계기로 화상조사를 전면 시행하거나 수사에 일부 활용하고 있다.

기존 전화 조사와 비교해 조서 작성이 가능하다는 점도 차이점으로 꼽힌다. 전화 조사의 경우 실무상 수사보고서 형태로 조사 내용을 기록하지만 법적으로는 피조사자의 진술을 그대로 담은 조서로 활용하기 어렵다. 반면 원격화상조사는 피조사자의 전자서명을 받으면 진술 내용을 조서화할 수 있어 비대면 방식이면서도 보다 공식적인 조사 절차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활용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청은 참고인을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개시하며 전국 경찰서에 최소 1대의 전용 PC를 보급했다. 하지만 보안상 이유로 수사관이 조사 때마다 전용 PC 사용을 신청하고, 조사가 끝나면 반납해야 해 실무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경찰서 소속 A 경정은 "수사관들이 잘 이용하지 않아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뚜렷한 활용 지점을 찾지 못했다는 반응도 있다. 참고인 조사의 상당 부분이 이미 전화 조사로 처리되고 있고, 조서 작성이 필요한 사안은 대면 조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서울 일선 경찰서 소속 B 경감은 "전화 수사 보고 양식이 별도로 있을 만큼 전화 수사가 체계적으로 자리 잡은 상태"라며 "보안상 전용 PC를 사용해야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실무자 입장에서는 지나치게 번거롭다"고 말했다. C 경정은 "전화로 하기 어려운 수사도 분명히 있다"면서도 "그런 경우 대부분 수사관은 비대면 화상 수사가 아닌 대면 수사가 필요하다고 느낄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이번 시범운영 결과를 토대로 향후 계획을 수립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보안 시스템 안정성뿐만 아니라 동일인 여부 확인 절차, 제3자 진술 개입 가능성 등 확대 시행까지 아직 검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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