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차 블박 꺼" 통화 후 살해당한 여성…보험금 5억의 비극

전형주 기자
2026.06.02 21:10
2020년 6월 경기 화성시 비눌치고개 인근에서 보험금을 노리고 자신의 아내(왼쪽)를 살해한 50대 남성에게 징역 40년이 확정됐다. 오른쪽은 사건 현장에서 전소한 차량.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아내를 살해한 뒤 이를 교통사고로 위장해 보험금 5억원을 챙긴 50대 남성에게 징역 40년이 확정됐다. 이 사건은 경찰 초동수사에서 교통사고로 종결됐지만 검찰의 보완 수사를 거쳐 계획범죄로 확인됐다.

2일 뉴스1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살인,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공인중개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 김모씨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4월30일 확정했다.

김씨는 2020년 6월2일 경기 화성시 비눌치고개에서 50대 아내 A씨를 살해하고 심정지 상태인 아내를 차에 태워 고의로 사고를 낸 혐의를 받는다. 아내가 교통사고로 숨진 것처럼 신고해 사망보험금 5억3000만원을 편취하고 추가로 3억원을 더 타내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갑자기 고라니가 튀어나와 이를 피하려다 사고가 났다"고 주장해 교통사고처리법상 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다만 경찰은 "의도적인 사고가 의심된다"는 유족 민원과 검찰의 재수사 요청에 따라 3년 만에 '계획 살인'으로 판단을 뒤집었다.

검찰은 △ 김씨가 사망사고를 담보하는 여행보험을 아내 몰래 가입한 뒤 범행 전날 보험 만기를 연장한 점 △ 범행 현장을 여러 차례 사전답사한 점 △ 사인이 교통사고과 무관한 '저산소성 뇌 손상'인 점 △ 김씨가 대출을 돌려막을 만큼 경제적 상태가 어려운 상황이었던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 A씨가 생전 남긴 음성도 주요 증거 중 하나가 됐다. A씨는 평소 김씨가 고의 사고를 내 자신을 해치려 한다고 의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사고 한 달여 전 김씨와 사건 현장에 동행한 뒤 자신의 친동생에게 전화해 "차를 타자마자 남편이 블랙박스를 꺼버리고, 산돌배기 쪽으로 막 갔다. 고속도로도 있는데 굳이 이런 길로 왔다. 하는 짓이 나 죽고 나서 보험금 타먹으려고 그러는 것 같다"며 "내 목소리를 녹취해두라"고 요청했다. 딸에게도 "무슨 일이 생기면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아내 A씨가 생전 남긴 음성도 주요 증거 중 하나가 됐다. A씨는 평소 김씨가 고의 사고를 내 자신을 해치려 한다고 의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사고 한 달여 전 김씨와 사건 현장에 동행한 뒤 자신의 친동생에게 전화해 "차를 타자마자 남편이 블랙박스를 꺼버리고 산돌배기 쪽으로 막 갔다. 고속도로도 있는데 굳이 이런 길로 왔다. 하는 짓이 나 죽고 나서 보험금 타먹으려고 그러는 것 같다"며 "내 목소리를 녹취해두라"고 요청했다. 딸에게도 "무슨 일이 생기면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씨는 아내 사망으로 수령한 보험금을 딸의 동의 없이 자신의 채무를 갚고 내연녀와 타고다닐 외제차를 구입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범행 전 전세 사기 범행으로 인해 심각한 경제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임차인 36명에게 14억원 넘는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한 혐의도 적발돼 병합 심리를 받았다.

김씨는 1·2심에서 각각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치밀하게 계획해 아내를 살해하고도 죄책감 없이 내연녀와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살인 등 혐의에 징역 35년, 전세사기 등 혐의에 징역 5년을 각각 선고해 합계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으로 피해자는 모든 기본권의 전제가 되는 생명을 박탈당했다"며 "피해자 유족들은 커다란 상실감과 피고인에 대한 배신감에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는 것으로 보이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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