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열이를 살려내라" 투표용지 부족 사태 비판한 연세대생의 외침

이소은 기자
2026.06.04 09:20
연세대학교 학생이 4일 6·3 지방선거 투표 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이한열 열사를 재조명하며 비판했다. /사진=에브리타임 캡처

6·3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하자 연세대학교 학생이 과거 6월 항쟁에서 희생한 이한열 열사를 재조명하며 비판했다.

4일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타)'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자유게시판에는 '우리는 이한열의 후배다'를 제목으로 하는 익명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A씨는 자신을 전기전자공학부 22학번 학생이라고 밝혔다.

A씨는 "연세대학교 정문에는 동판 하나가 있다. 1987년 6월 9일 이한열 열사가 최루탄에 피격돼 쓰러진 장소를 알리는 동판이다. 우리는 매일 그곳을 지나간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러나 오늘, 우리는 그 동판 앞에서 다시 묻고자 한다. 이한열 열사는 왜 쓰러졌나"라고 자문했다.

A씨는 "당시 선배들이 외친 '한열이를 살려내라'는 구호는 단지 한 학생의 목숨을 살려달라는 외침만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그것은 이 열사가 목숨 바쳐 지키고자 했던 민주주의를 살려내라는 외침이었고, 그의 희생을 헛되게 하지 말라는 외침이었으며, 그의 뜻을 이어가라는 외침이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인 참정권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민은 누구나 동등하게 투표할 권리를 가진다. 모든 국민은 자신의 한표를 온전히 행사할 수 있어야 하며 국가는 그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A씨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일부 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어떤 국민은 긴 줄을 서야 했고 언제 투표가 가능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을 겪어야 했으며 자신의 참정권이 제대로 보장받을 수 있을지 걱정해야 했다"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언급했다.

이어 "투표는 선관위가 국민에게 베푸는 혜택이 아니며 국가가 반드시 보장해야 할 권리다. 단 한 사람도 자신의 권리 행사 과정에서 불합리한 불편과 차질을 겪었다면 그 원인과 책임은 분명하게 규명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끝으로 "우리는 이한열의 후배다. 그렇기에 묻는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표는 온전히 보장됐나. 국민의 참정권은 충분히 보호받았나"라면서 "39년 전 선배들이 외쳤던' 한열이를 살려내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그렇기에 다시 한번 외친다. 한열이를 살려내라"라고 글을 맺었다.

지난 3일 진행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서울 송파구, 강남구, 광진구 등에 위치한 투표소 최소 14곳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 투표 참여가 지연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유권자들이 2~3시간씩 대기했고 일부는 투표를 포기하고 귀가했다. 송파구 잠실 7동 제2 투표소는 투표 시간이 오후 6시에서 10시로 연장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개표가 종료되면 즉시 이번 사안에 대한 진상 규명 및 재방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가능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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