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둘러싼 재선거 요구 시위가 1주일째 이어지면서 체육계가 예상치 못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시위 참가자들이 경기장 출입을 통제하면서 입주 체육단체들은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해 사실상 업무가 마비됐다. 국가대표 훈련장비 지급부터 국제대회 참가비 집행, 국가시험 준비까지 차질이 발생했지만 경찰은 강제해산 조치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11일 서울시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지방선거 재선거 요구 시위가 벌어지는 송파구 올림픽공원 일대에는 1만명 넘는 시민이 집결했다.
일부 시위 참가자는 핸드볼경기장 출입구 일대를 통제하며 내부출입을 감시하고 있다. 이들은 경기장 내부에 선거 관련 자료가 보관돼 있다고 주장하며 관계자들의 출입과 물품반출을 주시한다.
핸드볼경기장에는 대한핸드볼협회와 대한펜싱협회 등 여러 체육단체 사무실이 입주해 있다. 하지만 지난 5일 시위가 시작된 이후 관계자들의 출입이 제한되면서 각종 행정업무와 대회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국가대표 선수 지원과 국제대회 준비일정에 제동이 걸렸다. 펜싱협회는 세계·아시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참가비와 호텔비 지급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펜싱협회 관계자는 "펜싱 칼이 협회 사무실 창고에 보관돼 있는데 선수들에게 며칠째 지급조차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경기장이 봉쇄된 지 1주일이 지났지만 현장갈등 봉합 조짐은 아직이다. 체육단체들은 시위 참가자들과 여러 차례 출입문제를 협의했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날 체육단체들의 기자회견 도중에도 일부 시위 참가자가 야유와 욕설을 쏟아내며 충돌이 벌어졌다. 다만 경찰은 강제해산 조치는 현재로서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현재 선거업무가 종료됐고 생명·신체에 대한 위협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경기장 일대가 개방된 공간인 만큼 강제해산의 실효성도 불확실하다고 본다. 경찰청 관계자는 "대규모 해산을 할 수 있는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경찰은 경기장 시위현장에서의 폭행 등 불법행위는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날 박정보 서울경찰청장도 내부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서울청 차원에서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책임기관 수장들의 잇따른 사퇴도 혼란을 키우고 있다. 시위현장 지휘 책임자인 오상택 송파경찰서장은 건강상 이유로 지난 9일 면직을 신청했다. 민소영 송파구선거관리위원장 역시 위원장 위촉 4개월여 만에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