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탈락에 대해 사과하고 사퇴한 가운데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이 "억지로 사과하는 느낌이었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은 29일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나와 "사퇴를 안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2분도 채 안 되는 시간, 입장문을 일방적으로 읽고 나가는 모습이 '난 큰 잘못 없는데 사과하라니까 할게' 느낌을 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홍 감독은 경기 직후에도 전술·운영적 측면에서 뭔가 얘기한 적이 없다. 그때도 날씨나 선수들 문제로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하더니 오늘 입장문에서도 구체적으로 자신이 뭘 어떻게 잘못했다는 얘기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4년에 한 번, 전 국민 에너지를 모을 수 있는 이벤트인 월드컵을 이렇게 망쳐버렸는데 '도대체 어떻게 책임진다는 건가', '그냥 물러나면 끝이냐'고 얘기하는 분들이 실제로 많다"고 전했다.
박 위원은 남아공전 실패 원인으로 대표팀의 안일함을 지적했다. 그는 "전술을 파악하는 데 있어 게을렀다"며 유기적인 플레이 없이 이강인의 왼발 등 개인 능력에만 의존했던 대표팀의 조직력 부재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남아공은 빌드업할 때 상대가 강하게 압박하면 실수가 일어나는 게 약점이다. 우리나라에서 전방 압박을 가장 잘하는 공격수가 손흥민과 이재성인데, 그 둘을 선발에서 다 뺐다. 이해할 수 없는 라인업"이라고 덧붙였다.
감독 개인의 책임과 별개로 대한축구협회의 구조적 문제도 짚었다. 박 위원은 "기업은 소비자 마음을 사야 하고 정치인들은 유권자 마음을 사야 하는데 축구협회는 그런 게 없다. 경쟁하지 않고 고여 있는 조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협회 내부 문화를 "욕망의 카르텔"이라고 표현하며 "여느 조직과 마찬가지로 축구도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좁은 곳이다 보니 주류 쪽에 있어야 한다. 그쪽과 척져서 좋을 게 없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축협 회장 선거가 200~300명 선거인단을 꾸려 진행하는 '간접선거'인 점을 언급하면서는 "새로운 사람들이 나와 도전해야 하는데, 그들 입장에선 '이미 관리된 선거인단으로 계속 투표하는데 원래 있던 사람이 되겠지' 한다. 새로운 사람이 도전하지 못하는 생태계"라고 분석했다.
앞서 홍 감독은 이날 멕시코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여러분께서 기대하셨던 결과를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드리지 못했고, 그 책임은 모두 감독인 저에게 있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