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배재고등학교가 최근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광주일고와의 경기에서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 지역 비하성 응원을 해 논란이 된 가운데, 광주 지역 다른 고교도 서울 지역 고교와 경기에서 유사한 야유성 응원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0일 뉴스1에 따르면 최근 열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서울 한 고교는 광주 A 고교와 경기 중 '가야지 가야지 무등산 가야지'라는 구호를 외쳤다.
'가야지 가야지 ○○○ 가야지'는 고교야구계에서 통용되는 응원 구호로, 통상 '황금사자기 가야지', '결승 가야지', '우승 가야지' 등 팀의 목표를 담아 사용한다. 다만 A 고교 측은 '무등산 가야지'라는 구호를 광주 팀을 향해 "무등산이 있는 광주로 돌아가라"는 취지의 지역 비하성 응원으로 받아들였다고 주장했다.
A 고교는 또 상대 선수들이 투수가 공을 던지는 순간 괴성을 지르는 등 투구를 방해하는 응원도 했다고 주장했다. A고교는 당시 경기에서 패했다.
A 고교 관계자는 "광주권에서는 상대를 조롱하거나 야유하는 응원 문화가 거의 없다. 일부 학생이 그런 행동을 하더라도 감독과 코치가 엄격하게 제지한다"며 "하지만 해당 고교는 야유와 방해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우리만 일방적으로 당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규정상 야유 행위는 금지된 만큼 배재고 사태를 계기로 당시 경기 내용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KBSA는 2024년 전국대회 위반행위 및 제재 규정에 '지나친 응원' 항목을 신설했다. 상대 투수의 투구를 비난하는 말과 행위, 상대 팀 야유, 예의를 벗어난 언행 등을 할 경우 1차 경고 후 퇴장 조치할 수 있으며 최대 1∼3경기 출전 정지 징계도 가능하다.
일선 지도자들은 상대를 겨냥한 야유성 응원 문화를 지도자들이 제지하지 않은 것이 이번 논란의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광주 또 다른 고교 야구부 감독은 "선수들이 경기 중 흥분해 부적절한 말을 하면 즉시 제지한다. 특히 이기고 있을 때일수록 더 조심해야 한다"며 "배재고 사태를 보면서 선수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데도 감독과 코치가 제지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한편 광주일고는 배재고 지역 비하성 응원과 관련해 이날 KBSA를 방문해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이규연 광주일고 교장은 항의 서한에서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사안을 학생 선수들의 입을 통해 반복적으로 접하게 돼 참담한 마음"이라며 "혐오와 조롱의 언어가 고교야구 경기장에서 울려 퍼진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협회에 △상대를 조롱하거나 비하하는 응원 전면 금지 △선수·지도자·학부모·관중 대상 관련 교육 실시 △위반 선수와 지도자에 대한 적절한 조치 등을 요구했다.
앞서 지난 29일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광주일고와 배재고의 경기에서는 배재고 선수들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로 응원가를 개사해 부르고 '탱크데이'를 외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스타벅스'와 '탱크데이'는 지난 5월 18일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진행된 스타벅스 프로모션 논란을 연상시키는 표현으로 받아들여지며 지역 비하 논란으로 번졌다.
배재고는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학생 선수의 부적절한 응원 구호로 광주일고 선수단과 학부모, 동문, 광주시민을 비롯한 많은 분께 깊은 상처와 실망을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해당 선수에 대해 엄정하게 조치하고 스포츠맨십과 인권 감수성, 공동체 의식, 선수 윤리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