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공부문 차량 2부제와 공영주차장 5부제를 종료하기로 하면서 그동안 차량 이용에 불편을 겪었던 시민들 사이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가 나타났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다음달 1일 오전 0시부터 자원안보위기 경보가 기존 '경계'에서 '주의'로 한 단계 완화함에 따라 공공기관 승용차 부제와 공영주차장 부제를 전면 해제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주의' 단계로 낮췄다.
이번 결정은 최근 미국과 이란의 종전 MOU(양해각서) 체결 등으로 기름값이 1900원대로 안정화된 데 따른 조치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953.29원으로 일주일 만에 54원 내렸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25일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수급난에 대응하기 위해 공공 부문 차량 5부제를 실시했다. 이후 지난 4월 위기경보가 '경계' 단계로 격상되자 공공부문은 차량 2부제, 공영주차장은 차량 5부제로 규제를 강화했다.
약 3개월간 이어진 차량 제한은 출퇴근 시민들의 불편으로 이어졌다. 직장인 김모씨(34)는 "번호 끝자리가 0이라 금요일마다 차를 이용하지 못했다"며 "무더운 여름까지 겹치면서 출퇴근이 힘들었는데 최근 들은 소식 가운데 가장 반갑다"고 말했다.
2부제로 일반 시민보다 더 강한 규제를 받았던 공무원들도 반색했다. 초등학교 교사 정모씨(48)는 "매일 아침 홀수인지 짝수인지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었다"며 "대중교통이 편하지 않은 곳에 살다보니 자동차로 15분이면 갈 거리를 대중교통으로 1시간 넘게 오갔다"고 말했다.
규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부세종청사에서 근무하는 A씨(31)는 "대중교통이 불편한 지역에서 차량 이용을 막는 건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며 "실제로 얼마나 많은 기름을 절약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보여주기식 규제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차량 2부제 위반 사례도 적지 않았다. 기후부에 따르면 지난 22일까지 25개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에서 집계된 차량 2부제 위반 건수는 2만7000여건에 달했다. 정부 내부에서도 지키기 어려운 규제였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5부제 등 차량 이용 제한 조치의 에너지 수요 억제 효과는 크지 않았다"며 "국제유가가 안정된 상황에서 국민 불편이 큰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합당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