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살해' 장윤기 리얼돌, 경찰 아빠가 없앴다...감찰 실시

오문영 기자
2026.07.02 15:36

증거인멸 의혹…친족 특례로 형사 입건은 안 돼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살인 혐의 등을 받는 장윤기(23)씨가 14일 오전 광주 서구 서부경찰서에서 검찰소 송치되고 있다. 장윤기는 어린이날인 5일 오전 0시11분께 광주 광산구 한 고등학교 앞 대로변 인도에서 귀가하던 A(17)양을 흉기로 살해하고, 비명을 듣고 돕기 위해 다가온 고교생 B(17)군을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날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 등을 이유로 장윤기의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했다. 2026.05.14. lhh@newsis.com /사진=이현행

광주 길거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23)의 아버지인 현직 경찰관이 아들 집에 있던 성인용품 등을 폐기한 행위로 감찰을 받게 됐다.

2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장윤기 부친인 장모 경감의 증거인멸 의혹에 대해 감찰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기로 했다. 경찰 수사 과정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는지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경찰은 장윤기의 자취방을 압수수색하면서 방 안에 있던 리얼돌이 흉기로 훼손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리얼돌에서 DNA(유전자 정보)와 지문을 채취했지만, 장윤기 외 다른 사람의 유전자는 확인되지 않아 압수하지 않았다. 이후 검찰이 보완 수사에 나섰을 때는 이미 리얼돌이 폐기된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리얼돌은 검찰이 장윤기의 여고생 살해 범행의 목적을 성범죄로 판단한 증거 중 하나다. 리얼돌에는 장윤기가 범행에 앞서 목 부위 등을 흉기로 훼손한 자국이 다수 남아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장 경감은 또 장윤기의 신상이 공개된 뒤 전남 모처로 거처를 옮기는 과정에서 아들의 구형 휴대전화 등 소지품도 불태워 없앤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은 장 경감을 증거인멸 혐의로 형사입건하지 않았다. 형법 제155조 4항은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지만, 친족이나 동거 가족이 본인을 위해 같은 죄를 범한 경우 처벌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건 당시 장 경감은 일선 경찰서 비수사 부서에서 근무해 장윤기 사건 수사와 직접적인 업무 관련성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 경감은 현재 휴직 중이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모습. /사진=(서울=뉴스1) 최지환 기자

장윤기는 지난 5월5일 오전 0시10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한 대학교 인근 인도에서 귀가하던 고등학생 A양을 흉기로 살해하고, 비명을 듣고 달려온 남자 고등학생 B군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같은 달 3일 식당에서 함께 일했던 외국인 여성 C씨의 주거지에 침입해 강간한 뒤 약 13시간 동안 감금한 혐의도 받는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던 지난해 6~7월 7차례에 걸쳐 지역아동센터 방문 학생의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장윤기에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살인미수, 살인예비,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장윤기 측은 지난 22일 열린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 대부분을 인정하면서도 성범죄 목적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차량 블랙박스 영상, 폐쇄회로(CC)TV 영상, 증인신문 등을 통해 성범죄 목적의 살인죄를 입증할 계획이다.

장윤기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13일 오전 10시 광주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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