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캐터필러·테슬라 등 공매도 포지션 공개…
"AI 거품 곧 붕괴…SOX, '닷컴버블'처럼 위험한 수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마이클 버리가 AI(인공지능) 거품 붕괴를 경고하며 AI 관련 종목에 대한 공매도(숏) 포지션을 확대했다. 버리는 특히 삼성전자(286,000원 ▼28,500 -9.06%), SK하이닉스(2,187,000원 ▼373,000 -14.57%)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대규모 설비 투자 발표를 AI 랠리의 '정점 신호'이자 '종말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버리는 전날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 유료 게시물을 통해 테슬라,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스(반도체 장비업체), 캐터필러(건설장비업체), 아이셰어즈 반도체 상장지수펀드(SOXX)에 대한 새로운 공매도 포지션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또 기존에 보유하던 엔비디아 공매도 포지션도 늘렸다고 전했다.
버리는 이번 공매도의 배경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투자 계획을 지목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대규모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호남에 425조원을 투입해 메모리 반도체 팹 2기와 국가 AI 컴퓨팅 센터를 구축하고, SK하이닉스는 서남권에 470원을 들여 메모리 반도체 메인 팹 2기 및 1GW(기가와트)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양사의 투자 계획 발표 이후 뉴욕 나스닥 지수는 반도체 종목 강세로 상승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06.29. suncho21@newsis.com /사진=뉴시스](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7/2026070216383989683_2.jpg)
그러나 버리는 서브스택 게시물에서 "오늘(6월30일) 랠리의 직접적인 원인은 한국에서 발표된 대규모 투자 계획 때문"이라며 "나는 이것을 '종말의 시작'(the beginning of the end)으로 보며, (거품 붕괴는) 이제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적었다. 또 현재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가 200일 이동평균선보다 약 65%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이는 2000년 '닷컴 버블' 당시에 관측됐던 위험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버리는 그간 주식시장 내 AI 열풍을 지속해서 비판해 온 인물이다. 그는 투자자들이 AI 인기에 휩쓸려 관련 기업의 주가를 지나치게 끌어올리고 있다며 이에 따른 위험 요인을 외면하고 있다고 줄곧 지적해 왔다. 지난해 말 AI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 등에 대해 "모래성 같은 주가"라며 공매도 포지션을 취했다. 엔비디아에 대해선 "닷컴 버블 시절처럼 순환 금융 구조 리스크가 존재한다"며 "대규모 주가 조정을 겪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버리의 공매도 대상이 된 종목의 주가는 대부분 추락했다. 1일 뉴욕증시에서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스 주가는 11% 이상 급락했고, 캐터필러는 7%가량 빠졌다. SOXX는 6% 이상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장중 3.3% 하락하다 낙폭을 일부 만회해 1.25%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반면 테슬라는 1.12% 상승했다. 버리의 공매도 배경으로 지목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일 한국 코스피에서 각각 9.06%, 14.57%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