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조사에도 '또 봉쇄'… 한 달째 출구 못 찾는 잠실 시위, 이유는

민수정 기자, 최문혁 기자
2026.07.05 06:40

잠실 개표소 시위 장기화…남은 과제는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현장조사를 앞두고 개표소 봉쇄 시위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스1.

한 달째 이어지는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국회 현장 조사 이후에도 올림픽경기장 봉쇄는 이어졌다. 체육단체 업무 마비와 경찰 수사, 시민 불편까지 겹치며 피해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진행 중인 개표소 봉쇄 시위가 5일로 한 달째를 맞았다. 참가자들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핵심 증거가 경기장 내부에 보관돼 있다며 무더위에도 천막과 모기장을 치고 출입문을 지키고 있다.

시위 양상은 초반과 달라졌다.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형태라는 점은 같지만, 최근에는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와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씨 등이 올림픽공원을 주 무대로 사용하면서 극우 성향 집회 색채가 짙어지고 있다. 초창기 '재선거', '부정선거'에 집중됐던 구호도 최근에는 '국제수사', 'A-WEB(세계선거기관협의회)' 등으로 바뀐 모습이다.

장기화 원인으로는 주최 측이 없는 집회라는 특징이 꼽힌다. 지난달 16일 대한체육회 산하 체육단체가 경기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일부 참가자들이 막아서면서 무산됐다. 당시 현장을 찾은 국회의원이 필요한 물품만 꺼내자는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참가자들 사이 의견 대립이 나오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대표자 없는 시위에 경찰도 어려움을 토로한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1일 국회에서 "기존에 우리가 파악하는 집회와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며 "주최자가 없어 실제 누구와 교섭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한 달째 시간 멈춘 '개표소'…안전한 시위 종료 언제
윤상현 국조특위 위원장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조사 중인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들이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개표소 내부로 이동하는 도중 한 시위 참가자가 달려들고 있다./사진=뉴시스.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가 지난 2일 현장 조사를 실시한 이후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국조특위는 개표소 내부에 들어가 보관된 증거품을 확인했지만 투표함은 반출하지 못하고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현장 대응을 둘러싼 반발도 커지고 있다. SNS상에서는 국조특위의 개표소 진입 당시 경찰이 참가자들을 과잉 진압했다거나 이동 조치 과정에서 무리한 물리력을 행사해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하는 글이 다수 게시됐다.

시위 장기화에 그동안 법적 대응을 자제해 온 대한체육회도 강경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국조특위 현장조사 이후 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법률 검토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펜싱과 핀수영 등 일부 종목 협회는 한 달째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지 못해 선수 지원과 급여 정산 등에 차질을 빚고 있다.

불법행위에 대한 경찰 수사도 이어진다. 경찰은 △핸드볼 유소년 국가대표 선수단 소지품 검사 의혹 △체육단체 업무방해 △경찰·취재진 폭행 사건 등에 대한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시위 참가자 사이 시비가 붙어 경찰이 출동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무리한 경찰력 동원은 되레 시위대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신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명확한 해답 제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시위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예방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부실선거'에 대한 국민적 분노와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라며 "시위 장기화는 다른 관점에서는 국회 등 대의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력만 밀어붙이는 방식은 상당한 반발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선관위 국정조사 등 명확한 결과 발표나 대안이 제시되면 시위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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