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이마트 매장 입구 앞엔 쇼핑 카트를 끌고 온 시민들이 하나둘 모였다. 이날은 이마트 할인 행사 마지막 날. 주말 아침부터 식료품을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사려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곧이어 "입장 가능합니다"라는 직원의 말에 시민들이 경쟁하듯 매장 안으로 향했다.
매장을 찾은 시민들은 서둘러 장바구니를 채웠다. 장바구니에 담긴 물건들은 과일과 고기, 달걀, 과자 등 자주 먹는 식품들이다. 특히 달걀은 진열대에 쌓였던 재고가 약 5분 만에 동이 났다. 직원들이 창고에서 남은 물량을 꺼내 올 정도로 매장은 분주했다.
성동구에서 온 이미숙씨(71)는 "오늘이 할인 마지막 날이라 일부러 일찍 왔다"며 "요즘 안 오른 물건이 없는 만큼 예산 안에서 최대한 많이 사 가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곧바로 수박 한 통을 카트에 담았다.
할인 행사 '오픈런'은 고물가 때문이다. 지난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9로 전년 동월 대비 3.2% 올랐다. 2년6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이다.
수요가 많은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3.2% 올랐다. 품목별론 △국산쇠고기 7.5% △돼지고기 4.49% △고등어 4.76% △사과 3.13% 등 올랐다. 이날 매장에서 인기 품목인 달걀은 10.3% 올랐고 수박도 10.92% 상승했다.
인기를 끈 이유는 할인 품목이어서다. 수박은 3만900원에서 1만8540원에 판매했고 달걀 30개는 6000원대에 팔았다. 한우는 일부 품목을 제외하곤 반값으로 판매했다. 정육 코너를 둘러보던 한수미씨(59)는 "달걀 가격이 너무 비싸서 미국산 달걀이 들어왔을 때 싸게 산 적이 있다"며 "밥상 물가가 너무 많이 올라 힘들어서 물가가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시장엔 대형마트보다 싼 가격표가 붙은 품목도 있었다. 서울 종로구 동묘 앞에 마련된 야외 시장엔 사과, 참외, 토마토 등을 한 바구니에 모두 5000원에 팔고 있었다. 바구니 하나에 8~10개가 담겨 있어 개당 가격은 500~625원 수준이었다.
시장을 찾은 손님 대부분은 고령층이었다. 이들은 물건을 살펴본 뒤 적게는 5000원, 많게는 5만원씩 과일을 사 갔다. 서동진씨(74)는 "이번에 사두면 실컷 먹을 수 있겠다 싶었다"고 했다.
과일가게 관계자는 "오전 9시부터 판매를 시작했는데, 예상보다 손님이 훨씬 많이 몰렸다"며 "아마 전국에서 가장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경제적 여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고령층의 발길이 특히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