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경찰' 앞두고 커진 불신…"내부 통제 부족" 장윤기 후폭풍

민수정 기자
2026.07.07 15:28

경찰청 특별수사팀 투입에도 부실 수사·유착 의혹 확산…전문가들 "경찰 견제 기능 필요"

살인 혐의 등을 받는 장윤기(23)씨가 14일 오전 광주 서구 서부경찰서에서 검찰소 송치되고 있다. 장윤기는 어린이날인 5일 오전 0시11분께 광주 광산구 한 고등학교 앞 대로변 인도에서 귀가하던 A(17)양을 흉기로 살해하고, 비명을 듣고 돕기 위해 다가온 고교생 B(17)군을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날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 등을 이유로 장윤기의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했다./사진=뉴시스.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경찰 수사의 공정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경찰이 특별수사팀까지 꾸려 진상 규명에 나섰지만, 반복되는 부실 수사와 유착 의혹이 말끔히 사라지지 않아 경찰 시스템 전반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찰 내부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검찰 보완수사권 등 외부 견제 장치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일부에선 단순히 개인 일탈을 경찰 조직 전체의 문제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도 있다.

'증거인멸' 수사팀장 구속영장 신청…부실수사 의혹도

7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전날 광주 여고생 살인사건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경찰관의 비위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특별수사팀을 구성했다. 사건을 둘러싼 초동수사 부실 의혹이 경찰관인 장윤기 아버지와 수사팀 간 증거인멸 등 유착 의혹으로 번지자 본청 차원의 대응에 나선 것이다.

초기 수사를 총괄했던 광산경찰서 수사팀장 박모 경감은 장윤기의 차량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케이블타이를 발견하고도 주요 증거 목록에서 누락한 뒤 이를 직접 인멸한 혐의를 받는다. 박 경감은 장윤기의 아버지인 장모 경감에게 수사 진행 상황을 공유해 증거 인멸을 도운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7일 박 경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광산서 수사팀은 장윤기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며 흉기에 심하게 훼손된 '리얼돌'(사람 형상의 성인용품)을 발견하고도 압수하지 않는 등 부실수사 의혹도 받는다. 검찰은 이를 장윤기가 성범죄 목적의 범행을 연습한 증거로 봤다. 하지만 검찰이 보완 수사에 나섰을 때는 이미 리얼돌이 아버지에 의해 폐기된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반복된 부실수사 논란…"견제 필요"

경찰은 수사 공정성과 신속성을 높이기 위해 매년 반부패 종합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도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한 수사 지도와 종결 사건 점검, 수사심의위원회 운영 내실화 등을 추진 중이다. 수사관 간 사건 문의를 금지하고, 수사 정보를 유출한 경찰관은 수사부서에서 배제하는 방안도 담겼다.

하지만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이 같은 내부 통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경찰 수사에 대한 불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발달장애인 아들과 함께 식당을 찾았다가 집단 폭행을 당해 세상을 떠난 김창민 감독 사건도 부실 수사 논란 사례로 거론된다.

당시 경찰은 피의자 2명에 대해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됐고, 이들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이후 검찰은 살인죄를 적용하고, 발달장애인 아들을 조사해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를 추가했다. 법원은 검찰이 재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피의자들은 사건 발생 6개월 만에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관 6명은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이외에도 △부산 돌려차기 사건 △인플루언서 수사 무마 의혹 등에서도 경찰은 부실 수사와 유착 의혹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전문가들은 수사 공정성 논란이 반복되는 만큼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봤다. 우선 경찰 내부 통제와 감찰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수사 과정에서 부적절한 사건 문의나 정보 유출이 이뤄지지 않도록 내부 점검 체계를 더 촘촘히 해야 한다는 취지다. 외부에서 경찰을 견제할 장치를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검찰 보완수사권을 유지해 경찰 수사의 빈틈을 살피게 하거나, 수사심의위원회 운영을 개선해 외부 전문가의 감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경찰 조직이 비대해지는 상황에서 어떤 형태로든 견제 기능은 필요하다"며 "수사심의위원회 구성의 경우 경찰이 아닌 외부에서 맡는 등 제도 개선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피해자가 사망한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가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며 "수사심의위원회를 외부 위원으로 구성하더라도 전문성이 부족한 인원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번 사건을 경찰 조직 전체의 문제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반복적으로 수사 문제가 발생하는 경찰서는 미국처럼 해체 수준의 강력한 제재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이번 사건은 광산서에서 발생한 사안인 만큼 경찰 전체의 문제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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