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된 와인 바꿔치기해줄게"…수천만원 뜯어낸 세관 공무원들

정진솔 기자
2026.07.27 10:10
검찰청 사진./사진=뉴시스

밀수품으로 압수된 고가 와인을 가짜병으로 바꿔치기해 돌려줄 수 있다고 제안하고 현금을 수수·요구한 혐의를 받는 세관 공무원들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박향철)는 전 서울세관 조사정보과 정보팀장 A씨(49세)와 전 서울세관 조사총괄과 총괄기획팀장 B씨(52세)를 각각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고 27일 밝혔다.

A씨와 B씨는 와인업계 종사자에게 '와인 바꿔치기'를 제안해 현금 3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2023년 8월 고급 와인 총 379병이 압수 대상이 되자 한 종사자에게 ' 폐기하기 전에 더미 보틀(진열용 가짜병)로 바꿔치기한 후 판매하면 이익을 취할 수 있다' '와인 바꿔치기를 하려면 폐기 지휘를 내릴 검사와 세관 창고장에게 로비 자금으로 3000만 원이 필요하다'고 말해 현금을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같은 해 12월엔 압수물인 와인을 바꿔치기해 넘겨주고 고액의 밀수 신고 포상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제안해 현금 4000만원을 요구한 혐의도 받는다.

수사 과정에서 A씨의 단독 범행 정황도 드러났다. '키 성장 영양제' 관세포탈 사건을 동료 공무원에게 제보받았음에도 마치 본인의 동생으로부터 제보받은 것처럼 허위 밀수신고서를 작성해 제출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허위작성공문서행사)다. 이 사건이 진행되자 제보자에 대한 포상 신청을 하게 해서 정부로부터 포상금 명목으로 7500만원을 받은 혐의(사기, 위계공무집행방해)도 있다.

A씨 등은 특별사법경찰관으로 고급 와인에 대한 압수물 폐기 지휘 건의를 했지만 검찰이 환부할 것을 지휘함에 따라 이번 범행이 밝혀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사법 정의가 바르게 구현되도록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지휘 및 감독을 철저히 하고 공직자의 직무상 권한을 악용한부패범죄에 대해서는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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