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사실을 공표해 대통령선거에 영향을 끼쳤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국민의힘은 400억원 상당의 선거비용을 반환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조순표)는 27일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윤 전대통령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3년간 이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고 밝혔다. 김건희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달 8일 윤 전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이날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친 허위의 발언이라면 엄히 처벌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후보자 본인이 직접 토론회나 인터뷰같이 파급력 큰 자리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행위는 선거인에게 주는 영향이 매우 크다"며 "유권자의 관심이 대단히 높았던 사안으로 죄질이 무겁다"고 밝혔다.
대선이라는 중요한 선거과정에서 허위사실 공표는 국민이 후보를 선택하는 데 큰 영향을 주는 만큼 엄히 처벌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재판부는 이날 양형의 이유를 설명하면서 "선거결과가 윤 전대통령 발언만으로 좌우됐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선거인의 올바른 의사결정이 침해됐다고 보기엔 충분하다"고도 했다.
구체적으로 재판부는 먼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출신 이모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한 혐의에 대해 윤 전대통령이 윤 전세무서장에게 이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인정돼 유죄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윤 전대통령이 2019년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윤 전세무서장에게 이 변호사를 소개해준 사실 자체를 시인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만난 적 없다는 취지로 발언한 혐의도 유죄로 판단됐다. '당 관계자로부터 전씨를 소개받은 특정 자리나 선거캠프에 있던 장소에 배우자가 동석하지 않았다'는 의미였다는 윤 전대통령 측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윤 전대통령이 오래전부터 전씨를 알고 지속해서 교류했으며 그 교류엔 배우자 김 여사와 함께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선고 직후 윤 전대통령은 미소를 지으며 변호인단에게 "수고했다"고 말한 뒤 서울구치소로 돌아갔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 판결이 나오고 3시간쯤 뒤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국민의힘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전받은 선거비용 약 397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공직선거법상 당선인은 선거범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당선무효형을 확정받으면 선거 후 반환받은 기탁금과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반환해야 한다. 대선의 경우 반환책임은 후보자 개인이 아니라 소속 정당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