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지역 중식당 업주들이 제분업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 제분업체들이 밀가루 가격을 담합해 피해를 봤다는 취지다. 밀가루 가격 담합 관련 수사가 진행된 이후 자영업자들이 제기한 첫 민사소송이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경기 지역 중식당 12곳은 국내 제분업체 7개사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식당들은 2019년 11월~지난해 10월까지 도매업체를 통해 각각 약 1047만~9954만원 상당 밀가루를 구매했다. 이번 소송에서는 우선 업소별 100만원씩을 일부 청구했으며, 향후 실제 구매내역과 정상가격 분석 결과에 따라 청구액을 늘릴 계획이다. 식당들은 담합에 가담한 제분 7사가 손해를 공동으로 발생시켰다며 연대책임도 함께 주장했다.
식당들은 "밀가루 가격 담합이 짜장면과 만두, 탕수육 등 주요 메뉴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고, 결국 소상공인들이 원재료 부담과 소비자 이탈을 동시에 떠안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5월 제분업체 7개사가 약 6년 동안 모두 24차례에 걸쳐 밀가루 공급가격과 공급물량을 담합했다고 판단하고 총 67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담합 기간 밀가루 판매가격은 업체별로 최초 대비 73.4%까지도 상승했다. 검찰도 제분업체 법인 6곳과 관련자 14명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상태다.
식당 측을 대리하는 정태원 LKB평산 변호사는 "과점적 시장지위를 가진 기업들의 담합으로 발생한 부담이 소상공인과 소비자에게 전가됐다"며 "기업들이 장기간 소송으로 버티기보다 조속히 합의에 나서 피해 회복에 협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