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사고 뒤 측정을 어렵게 만드는 이른바 '술타기'를 주장하며 1심에서 무죄를 받았던 40대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30일 뉴시스에 따르면 대전지법은 음주 운전 혐의로 기소된 40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이날 밝혔다.
A씨는 2024년 6월16일 오전 2시 9분쯤 세종시 연서면 부모 집 인근에서 승용차를 몰다가 수로에 빠지는 사고를 냈고, 오전 3시 14분쯤 112에 "차량이 고랑에 빠졌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A씨 휴대전화 GPS로 확인한 위치에서 차량을 발견하지 못해 되돌아갔다.
이후 견인차 운전기사가 오전 4시 31분쯤 현장에 도착해 "운전자가 술에 취해있다"고 신고했고, 이에 다시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 도착해 오전 4시 57분쯤 음주 측정을 실시했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53%였다.
재판이 시작되자 A씨는 차량이 고랑에 빠진 후 부모 집으로 되돌아가 술을 더 마셨다고 했다. 사고 후 추가로 술을 마셨기 때문에 사고 당시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가 정확하지 않다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1심 재판부는 A씨 주장을 받아들이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고 시점부터 음주 측정이 이뤄지기까지 약 2시간 30분의 간격이 확인된다"며 "사고 당시 음주 운전을 했다는 의심이 강하게 들지만 2시간 30분 동안 추가로 음주하지 않았음이 명백히 확인되지 않는 이상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로 운전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고 직후 친구와 통화를 했고 경찰에 신고하기 전까지 1시간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11차례에 걸쳐 다른 사람과 통화한 내역이 있다. 통화하며 집으로 돌아가 술을 마시고 신고했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통화한 지인은 당시 피고인이 술에 많이 취해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했다.
이어 "경찰에 전화해 '음주 운전하다 차량이 고랑에 빠졌다'고 진술했다가 두 번째 통화에서 '없던 일로 해 달라'고 했다"면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해 교통사고가 났음에도 범행을 인정하지 않았다. 음주운전은 무고한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위험성이 큰 범죄이므로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2심 재판부는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A씨의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0.175%로 추산하면서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