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닉 몰빵, 22억 잃어" 딱 걸린 거짓말...원본 작성자 나타났다

이소은 기자
2026.08.03 15:56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했다가 22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주장한 글(왼쪽)과 실제 계좌를 인증한 원본 글. 원본 사진 맨 마지막 자리에 '0'을 추가해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토스 증권 커뮤니티 캡처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했다가 22억원 이상의 손실을 봤다는 한 투자자의 글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가운데, 이 투자자가 첨부한 증권 계좌 사진이 조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3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40년 모은 돈 -22억 전 재산 다 잃고 오늘부로 완전히 파산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글을 쓴 A씨는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모르겠다"며 "정부를 믿고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이 출시되자 마자 매수했는데 결국 오늘 모두 잃고 거덜 났다"고 주장했다.

A씨는 실제 증권 계좌로 보이는 화면도 첨부했다. 사진에는 'KODEX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로 약 22억436만원(78.7%)의 평가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보이는 명세가 담겼다. 총구매금액은 약 27억9836만원, 총판매금액은 약 5억9406만원으로 표시돼 있다.

A씨는 "집까지 팔아가며 주식을 했는데 저 자신이 너무 원통스럽고 후회가 밀려온다. 주식을 하라고 부추긴 사람들에게 손해배상이라도 청구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A씨의 이런 사연은 거짓임이 드러났다. A씨가 첨부한 증권계좌 사진이 조작된 것으로 확인돼서다. 해당 증권계좌 명세는 지난달 29일 토스증권 'KODEX SK하이닉스 단일종목레버리지' 종목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 첨부된 명세와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글을 쓴 B씨는 "남은 5940만원이라도 건지려고 손절했다"라면서 자신의 증권 계좌를 공개했다. 최종 손실이 2억2043만6099원(-78.7%)으로, 판매수익과 총판매금액, 총구매금액까지 4개 항목이 A씨의 증권 계좌에서 끝자리 '0'을 하나씩 제외한 것과 완벽하게 똑같다.

A씨는 하루 먼저 올라온 B씨의 글을 본 뒤, 모든 금액에 '0'을 하나씩 추가하는 방식으로 사진을 조작해 자신의 계좌처럼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원본 글 작성자가 논란이 된 조작글에 대해 설명한 내용. /사진=토스 커뮤니티 캡처

실제 원본 글을 쓴 B씨는 토스증권 커뮤니티를 통해 최근 논란이 된 A씨의 글을 언급하기도 했다.

B씨는 조작된 A씨 글의 캡처본을 첨부하며 "어이가 없다. 게시글을 보다가 손실률과 손실금 숫자가 너무 익숙해서 보니까 제가 어제 올린 사진에 0을 추가한 걸로 보인다"고 황당해했다.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누리꾼들은 "장난칠 게 따로 있지, 어떻게 이런 거로 장난치냐" "참 할 일 없는 사람들 많다" "선동이 참 쉽다" "요즘 세상에 겁 없는 사람들 참 많다" "슬쩍 정부 비판해가면서 뭐 하는 짓인지" 등 비판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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