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현장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무리한 수중 수색을 지시해 고 채수근 해병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 전 사단장에 대한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혐의와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도피시켰다는 혐의 재판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고법 형사합의4-3부(부장판사 전지원)는 7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를 받는 임 전 사단장에게 1심과 같은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날 판결은 윤 전 대통령의 채 해병 수사외압 사건과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관련 범인도피 사건에서 채 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 주장을 뒷받침하는 간접사실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법조계의 의견이다.
해병대 수사단이 임 전 사단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로 판단한 데 상당한 근거가 있었다는 점이 1·2심 판결을 통해 연이어 인정되면서, 윤 전 대통령이 수사 결과 변경에 개입하거나 이 전 장관을 해외로 출국시킬 동기가 있었다는 특검팀 논리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임 전 사단장의 유죄가 곧 윤 전 대통령의 유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건 구조상 범행 동기가 명확해졌다고 해도 윤 전 대통령이 실제로 수사에 개입해 직권을 남용했는지와 수사를 피하게 할 목적으로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했는지에 대한 판단은 별개의 입증이 필요하다.
임 전 사단장은 2023년 7월19일 경북 예천군 폭우로 인한 실종자 수색 작전을 이행하던 해병대원들에게 무리하게 수중 수색을 하도록 지시해 채 해병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다른 해병대원들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해당 사건은 본안 이외에도 여러 갈래의 형사재판으로 이어졌다. 먼저 해병대 수사단이 임 전 사단장 등 지휘관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수사외압(직권남용) 사건이 있다.
해병대 수사단은 임 전 사단장 등 8명에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있다고 보고 사건을 경찰에 이첩하기로 했지만 윤 전 대통령이 당시 보고를 받은 뒤 크게 화를 냈다는 이른바 'VIP 격노설'이 불거졌다. 이후 국방부는 경찰 이첩을 보류시키고 이미 이첩된 사건기록을 회수했으며,임 전 사단장은 혐의자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수사 결과가 변경됐다.
이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이 전 장관 등을 상대로 수사에 착수했지만, 이 전 장관은 2024년 3월 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직권을 남용해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보고 윤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사건기록 회수와 이첩 보류를 주도한 핵심 인물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수사외압 사건은 지난 4월 첫 공판이 열렸다.
또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을 통해 수사가 자신에게까지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해외로 내보냈다고 보고 범인도피 혐의로도 기소했다. 호주대사 범인도피 사건은 오는 9월11일 선고가 예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