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에 폐사한 가축이 83만마리를 넘어섰다. 더위에 취약한 닭에 피해가 특히 집중됐다. 폭염이 길어지면 폐사 피해에 그치지 않고 성장·산란 등 생산성까지 떨어질 수 있어 축산농가의 긴장감이 커진다. 극한 폭염이 매년 반복되는 만큼 축사시설의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폭염으로 가축재해보험에 폐사 피해가 신고된 가축은 총 83만603마리로 집계됐다. 축종별로는 가금류가 78만8284마리, 돼지가 4만2319마리다. 전체 폐사 신고 가축의 약 95%가 가금류에 집중됐다.
가금류 중에서는 육계 폐사 신고가 43만1278마리로 가장 많았다. 산란계도 4만8719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신고됐다. 해당 수치는 가축재해보험 피해 신고 건수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향후 손해평가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처럼 가금류 피해가 유독 큰 배경에는 닭의 생리적 특성이 있다. 닭은 땀샘이 발달하지 않아 사람처럼 땀을 배출해 체온을 낮추기 어렵다. 고온에서는 입을 벌리고 빠르게 호흡하는 방식으로 체온을 조절하는데 기온과 습도가 함께 높아지면 이마저 한계에 부딪혀 고온 스트레스에 취약해진다.
돼지 역시 폭염에 취약한 축종이다. 땀샘과 두꺼운 지방층의 영향으로 체열을 밖으로 내보내는 능력이 제한돼서다. 특히 체중이 많이 나가는 비육돈일수록 체열을 배출하기 어려워 고온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폭염 피해는 폐사에만 그치지 않는다. 가축이 고온 스트레스를 받으면 사료 섭취량이 줄어 성장과 생산성도 함께 떨어질 수 있다. 돼지나 한우 등은 체중 증가 속도가 둔화해 증체율이 낮아지고 산란계는 계란 생산성이 떨어지는 식이다.
축산농가의 부담도 커진다. 가축 폐사에 따른 직접적 손실에 성장 지연과 산란율 저하 등 생산성 문제까지 겹치면서 경영 부담이 이중, 삼중으로 쌓이는 구조다. 이런 피해가 누적될 경우 닭고기와 계란 등 축산물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폭염 피해를 줄이기 위해 냉방·급수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지방정부와 농축협 등의 방역차량을 활용해 축사에 긴급 살수·급수를 실시하고 지방정부·농협·생산자단체와 함께 냉방장비와 고온스트레스완화제, 열차단도포제 등을 지원한다. 축산분야 폭염 대응 전담 상황실도 지난달 29일부터 운영 중이다.
다만 단기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폭염이 매년 반복되고 강도까지 세지고 있는 영향이다. 정부도 이런 판단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축사시설 자체를 개선하는 쪽에 무게를 둔다. 냉방장비와 고온 스트레스 완화제 등 단기 지원과 함께 축사 내부의 온도·습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시설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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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농식품부는 축사시설 현대화 사업을 통해 냉방·환기시설 지원에 나서고 있다. 노후 축사를 손보고 폭염 등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사육환경을 갖추도록 하는 방식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근본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축사시설을 개선하는 것"이라며 "축사시설 현대화 사업을 통해 냉방장비와 환기시설 등의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