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밀어 다치게한 초1 학폭 아니다"…대법원이 판단한 '기준'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09.20 09:00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사진=뉴스1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친구를 밀어 다치게 한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는 단순히 신체적 피해가 발생했는지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행위의 경위와 정도뿐 아니라 학생의 연령과 인지·판단능력, 피해학생 보호와 가해학생 선도·교육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초등학생인 심모군이 경기도교육청행정심판위원회를 상대로 낸 학교폭력재결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여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2023년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던 김모군은 같은 반 학생인 심군과 함께 방과 후 배드민턴 수업을 받던 중 학교 다목적실에서 심군을 단상 아래로 밀었다. 심군은 이로 인해 신체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경기도용인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2024년 2월 김군의 행위가 신체적 피해를 준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김군에게 서면사과 조치를 하도록 교육장에게 요청했고 교육장은 같은 내용의 조치를 내렸다.

김군 측은 이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경기도교육청행정심판위원회는 같은해 6월 김군의 행위를 학교폭력으로 보기 어렵다며 서면사과 조치를 취소했다. 그러자 심군 측이 재결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심군 측의 손을 들어줬다. 가해학생이 어리고 사안이 가볍다는 이유로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조치가 불필요하거나 지나치다고 단정해 명백한 폭행행위를 학교폭력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판단을 뒤집었다. 법원은 학교폭력 해당 여부를 판단할 때 행위가 발생한 경위와 당시 상황, 행위의 정도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봤다. 특히 김군이 당시 만 7세에 불과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법에 따른 조치를 통해 선도·교육할 필요가 있는 정도에 이르렀거나 학교폭력으로 규율해야 할 정도의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역시 2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 대법원은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는 법률상 개념에 형식적으로 부합하는지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행위의 경중과 발생 경위, 전후 사정, 피해학생 보호 및 가해학생 선도·교육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대법원은 단순한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모두 학교폭력으로 인정할 경우 가해학생의 인권이나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이 같은 기준에 따라 김군의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서면사과 조치를 취소한 행정심판 재결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2심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고 판단해 2심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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