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떼고 달리다간..."헬멧도 목숨 못 지킨다" 자전거 '과속주의보'

박상혁 기자, 김완렬 기자
2026.10.01 05:40
최근 3년간 자전거 교통사고 추이/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 지난 27일 오후 3시쯤 서울 성동구 한강공원 수레나루나들목에서 자전거를 타던 20대와 50대가 충돌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CCTV 영상을 확보하고 목격자를 찾는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지난 22일에는 서울 성동구 성수대교 아래에서 자전거 운전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려던 보행자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보행자는 자전거 운전자의 과실을 주장했지만 운전자는 공사 가림막에 시야가 가려 보행자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자전거 교통사고가 연간 5000건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수 자체는 전년보다 소폭 줄었지만, 사고 사망자는 오히려 늘었다. 제동장치가 없는 이른바 '픽시자전거' 등이 인기를 끌면서 과속과 운전 부주의 등을 줄이기 위한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자전거 교통사고는 5235건으로 전년(5571건)보다 약 6%(336건)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사고 사망자는 85명으로 전년(75명) 대비 10명 늘었다. 전체 교통사고에서 자전거 사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2.7%였지만 사망자 비중은 3.3%로 이보다 높았다.

경찰은 날씨가 선선해지는 가을철에 자전거 이용자가 늘면서 관련 사고도 잦아진다고 보고 있다. 서울 관내 한 일선서 관계자는 "무더위가 지나면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많아지고 사고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제동 장치 없이 빠른 속도로 주행하는 '픽시자전거' 이용이 늘어난 점도 현장에서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이 관계자는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이 과거보다 많아졌다"며 "시속 30㎞로 달리다 사고가 나면 헬멧을 착용하더라도 크게 다치거나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사고 유형별 건수/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픽시 자전거'와 관련한 신고도 잇따른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지난 5월 조례·규칙을 개정해 픽시 자전거의 한강공원 등 일부 장소 운행을 금지했다. 영등포구 내 한 지구대 관계자는 "현장에서 단속하고 있지만 브레이크가 없는 픽시 자전거 관련 신고가 한 달에 5건 정도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자전거도로에서는 제한속도를 넘겨 주행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지난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자전거도로에는 '시속 20㎞ 이하'라고 적힌 안내판이 설치돼 있었지만 일부 자전거 이용자들은 이보다 빠른 속도로 주행했다.

여의도공원에서 자전거를 타던 20대 이모씨는 "한 번 라이딩을 나가면 50~70㎞ 정도는 달릴 정도로 자전거를 즐겨타는데, 요즘 시속 30㎞가 넘을 정도로 빠르게 달리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라고 말했다.

현장 신고가 이어지자 정부도 픽시 자전거 운행 제한에 나섰다. 행정안전부는 다음해 1월8일부터 픽시자전거를 일반도로와 자전거도로에서 탈 수 없도록 하는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경륜장 등 지정된 장소에서만 운행을 허용하고, 안전요건을 갖추지 않은 자전거로 자전거도로를 달리면 과태료 4만원을 부과하는 내용이다.

전문가들은 자전거의 주행 성능이 높아진 만큼 이용자의 안전수칙 준수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전거는 탑승자의 신체가 외부에 그대로 노출돼 있어 사고가 발생하면 중상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미연 한국교통안전공단 교수는 "자전거는 탑승자의 몸이 외부에 노출돼 있어 다른 교통수단과 충돌하면 크게 다치거나 숨질 위험이 높다"며 "자전거 성능이 좋아지면서 주행 속도도 빨라졌지만 불편하다는 이유로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도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모와 무릎 보호대 등 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한다"며 "특히 보행자와 자전거의 동선이 겹치는 한강공원 등에서는 주변에 보행자가 있는지 충분히 살피면서 주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한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있는 모습./사진=김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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