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 늘었어" 박수 칠 때 아니다...외국인은 외면하는 K박물관, 왜

"관람객 늘었어" 박수 칠 때 아니다...외국인은 외면하는 K박물관, 왜

오진영 기자
2026.10.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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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서울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 / 사진 = 뉴시스
지난 28일 서울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 / 사진 = 뉴시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이 늘며 궁능(궁궐·왕릉) 관람객도 덩달아 증가 중이지만 박물관·미술관을 찾는 외국인은 여전히 정체 상태다. K컬처의 인기로 인한 파급효과를 누릴 뚜렷한 홍보 전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국가유산청과 중앙박물관 등에 따르면 지난해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은 278만여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35% 증가했다. 창덕궁(67만여명), 덕수궁(38만여명) 등 궁궐의 관람객도 큰 폭으로 늘었다. 4대 궁의 외국인을 모두 합치면 410만여명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반면 박물관·미술관의 외국인 비중은 여전히 낮다. 가장 많은 외국인이 찾는 중앙박물관은 지난해 23만여명 방문했다. 올해 8월까지 누적 외국인 방문객은 29만여명으로 올해도 50만여명 돌파가 어려울 전망이다. 미술관 중 1위인 국립현대미술관도 21만여명의 외국인 관람객이 찾는 데 그쳤다. 국내 다른 박물관·미술관의 외국인 관람객 비중은 모두 한 자릿수다.

지역으로 가면 상황이 더 안 좋다. 지난해 200만명에 가까운 관람객을 동원한 경주박물관도 올해 10만명을 넘기지 못했고, 진주나 부여·공주 등 인기 지역박물관도 외국인 관람객 비중이 낮았다. 한 지역박물관장은 "최근 외국인 관람객이 증가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만 단위를 넘기기도 어렵다"며 "아직은 전시시설이 외국인들의 필수 관광코스는 아니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이 박물관·미술관을 찾지 않는 이유는 부족한 전시 경쟁력보다는 홍보 실패로 읽힌다. 미국 워싱턴에서만 1만 5000여명을 동원하고 관련 뮷즈(박물관 기념품)을 모두 팔아치운 이건희 순회전, 세계적인 수준의 외국인 관람객(135만여명)을 동원하는 민속박물관 등을 고려하면 콘텐츠 부족보다는 유치 전략의 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그래픽 = 최헌정 디자인기자
/그래픽 = 최헌정 디자인기자

통역·교통·안내 등 서비스 부족도 문제다. 고궁박물관은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외국어 해설 서비스를 1일 1회만 제공하며, 중앙박물관도 주요 전시품을 소개하는 외국어 '박물관 명품해설'을 1일 2회로 한정하고 있다. 이조차도 상당수의 전시는 해설이 없거나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언어를 지원조차 하지 않는다. 지역 박물관은 대부분 기차역·공항과 먼 곳에 위치해 있어 방문조차 쉽지 않다.

해외 주요 박물관의 경우 외국인 편의를 위한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 외국인 관람객 비중이 70%를 웃도는 루브르 박물관은 지하철역과 직통으로 연결된 교통 구조, 9개 언어 해설 등을 지원한다. 외국인 관람객 비중 60%인 대영박물관 역시 9개 언어 해설과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도쿄국립박물관은 해외 학생에게도 할인 혜택을 제공하거나 외국어 버전 앱까지 지원한다.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내국인 관람객이 늘고 있다고 자찬만 할 게 아니라 경쟁 상대로 꼽는 외국의 대형 박물관과 국제경쟁력을 비교해 봐야 한다"며 "세계적인 박물관으로 도약하려면 국적에 관계없이 높은 전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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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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