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상대를 빤히 바라보는 이른바 '젠지 스테어(Gen Z stare)'를 두고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해당 행동으로 답답함을 느낀다는 반응이 나오는 한편, 상대가 대답을 재촉해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는 것이 원인일 수 있는 만큼 기다려 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몇 번을 물어봐야 대답"…답답함 호소
지난 20일 X(엑스·구 트위터)에는 "요즘 10대 후반~20대 초반 애들이 유독 이렇던데 진짜 어디 아픈 줄 알았다"는 글이 올라와 4000개 이상의 '좋아요'(공감)를 받았다.
작성자는 아는 동생과 대화하며 답답함을 느꼈던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처음엔 동생의 성격을 잘 몰라서 대답을 자꾸 안 하거나 못 들은 척하는 것 같아 의문이 들었다"며 "좀 지내다 보니 뭔가를 물어봤을 때 잘 모르겠거나 애매하거나 싫으면 그냥 대답을 안 하더라"고 적었다.
이어 함께 여행하던 중 버스가 너무 늦게 와 택시를 타자고 제안했지만 동생이 대답하지 않았고, 여러 차례 되물은 뒤에야 버스를 타자는 답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아이의 의사소통 방식인가 싶은데 가끔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고민 좀 해본다고 말하고 고민하면 누가 뭐라고 하느냐", "저런 사람들 때문에 같은 말을 여러 번 하는 게 습관이 됐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공감했다.
반면 대답을 망설이는 상대의 입장을 먼저 헤아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자기 의견이 강하거나 대답이 빨리 나오지 않으면 답답해하는 사람, 자신과 의견이 다를 때 기분 나쁜 티를 내는 사람 앞에서는 더 말하기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대 의견을 말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며 "생각할 때까지 기다려 주고 의견을 존중해 주면 다음에는 좀 더 편하게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 소통 확산에 발화량 감소
실제로 질문을 받아도 곧바로 대답하지 않고 무표정하게 상대를 바라보는 '젠지 스테어'는 최근 온라인에서 주목받는 사회적 현상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3일(현지 시간) 젠지 스테어 현상과 관련해 최근 발표된 연구를 소개했다. 미국 미주리대학교 캔자스시티(UMKC)와 애리조나대학교 연구진은 2005~2019년까지 진행된 22개 연구에서 10~94세 참가자 2197명의 일상 음성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한 해가 지날 때마다 하루 평균 발화량이 약 338단어씩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2005년과 2019년을 비교하면 하루 발화량은 약 2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5세 미만 집단에서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이들의 하루 평균 발화량은 해마다 약 451단어씩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25세 초과 집단의 감소 폭보다 약 44% 큰 수치다.
연구진은 스마트폰과 문자메시지, 소셜미디어 등 디지털 소통 방식의 확산이 이러한 변화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발레리아 파이퍼 UMKC 심리학·상담학과 교수는 "누군가에게 말을 걸지 않는 것이 예의 바른 행동이라는 쪽으로 규범이 바뀌기 시작하는 것 같다"고 분석하기도 했다.